파업 단행한 대전 시내버스, 노사 교섭 극적 타결

입력 2021-09-30 11:47 수정 2021-09-30 19:07
대전 시내버스 노조가 30일 첫차부터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일부 버스는 정상 운행하고 있다. 정류장에 파업 안내문이 붙어 있는 모습.

2007년 6월 이후 14년만에 대전 시내버스 임금단체협상에서 노사협상이 결렬되며 30일 첫차부터 운행이 중단됐다. 그러나 노사는 오후 다시 협상에 나서 파업 12시간여만에 극적으로 합의했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시내버스 노사는 과거 8차례에 걸쳐 협상을 갖고 24일 1차 조정회의를, 전날 오후 4시부터 30일 오전 2시까지 2차 조정회의를 진행했다.

노조측은 운수종사자 시급 4.27% 인상, 현재 180만원인 운수종사자 개인별 복지포인트 120만원 추가 인상, 정년 만65세 연장, 관공서 공휴일 등 유급휴일 16일에 대해 비근무자 100% 수당 지급, 교육시간 18시간에 대한 교육비 4억원 추가지급, 5년간 노사발전기금 25억원 지급, 10년 이상 장기근속 및 무사고 포상금 100만원 지급, 조합원 1인당 협상타결 격려금 50만원 지급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유급휴일 최대 2일 적용, 2021년 시급 2.6% 인상, 관공서 공휴일 등 유급휴일 근무자 수당지급 등을 수용했다.

그러나 협상 막바지에 유급휴일 비근무자 수당 지급, 협상타결 격려금 지급, 수정 제시된 정년 만63세 연장이 쟁점사항으로 떠올랐다.

사측은 쟁점사항까지 수용할 경우 인건비에 해당하는 소요금액이 약 100억원에 달한다며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사 양측이 간극을 좁히지 못하자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추가로 15일 조정기간 연장을 제안했다. 사측은 이에 동의했지만 노측이 받아들이지 않아 협상은 결국 결렬됐다

노조가 30일 첫차부터 운행을 중단하자 대전시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회사 및 비노조원의 시내버스 운행, 전세버스 임차, 도시철도 증회, 택시부제 해제 등의 비상수송대책을 실시했다.

대전지역 시내버스 13개 업체 중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3개 업체(대전운수, 금남교통, 동건운수)와 조합원이 아닌 운수종사자가 437대의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교통 소외지역의 주민불편 해소를 위해 외곽지역 29개 노선의 버스 50대는 정상적으로 운행한다.

또 전세버스 140대와 관용버스 9대도 비상수송에 동원되는 등 총 586대의 버스가 운행 중이다. 평일 정상운행되는 버스 964대 대비 61%, 주말 818대 대비 72%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도시철도는 하루 242회에서 290회로 48회 증회하고 택시부제와 승용차요일제 및 가로변 버스전용차로 해제, 공공기관 시차출근제 등도 시행한다.

100개 노선 중 시내버스·비상수송차량을 투입해 정상대수로 운행하는 노선은 61개 노선, 차량대수를 줄여 감차운행을 하는 노선은 39개 노선이다. 미운행되는 노선은 없다.

파업기간 시내버스, 비상수송차량인 전세버스·관용차량은 모두 무료로 탑승할 수 있다.

시는 시민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30일부터 시 홈페이지를 통해 파업 및 비상수송노선을 안내했다.

한편 노조와 사측은 파업을 시작한지 9시간30여분만인 오후 3시부터 교섭을 재개했다. 양측은 교섭 시작 3시간10여분이 지난 오후 6시10분쯤 극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냈다. 오후 7시 현재 협약서를 작성 중이다.

노사는 기존 4일에 국한됐던 비근무자 유급휴일수당을 4일 더 늘려 연간 8일까지 지급하기로 했다. 또 기존 60세였던 정년을 61세로 연장했으며, 시내버스 서비스 개선 지원금으로 1인당 20만원씩 1차례 지원키로 했다.

다음달 1일 첫차부터 운행을 재개할 예정이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