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피의자 강윤성(56)이 경찰의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에서 30점 이상을 받아 고위험군으로 분류됐다. 강윤성은 ‘연쇄살인범’ 유영철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8일 경찰의 사이코패스 진단평가(PCL-R) 결과 강씨는 30점 이상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30일 드러났다.
경찰은 지난 5일 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한 피의자 면담에서 사이코패스 검사와 심리검사를 병행했다. 이 검사는 총 20개 항목(각 0∼2점)으로 40점 만점이다. 25점 이상을 받을 경우 고위험군으로 분류한다.
경찰이 진행한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에서 역대 최고점을 받은 범법자는 2003∼2004년 총 20명을 살해한 유영철(38점)이다. 뒤이어 1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강호순(27점),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29점), ‘어금니 아빠’ 이영학(25점) 등이 있다.
강윤성는 유영철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와 관련해 경찰은 “정확한 점수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 형사3부(부장검사 이곤호)는 지난 24일 강윤성의 기소사실을 밝히면서 대검의 통합심리분석 결과 강윤성을 정신병질적 성향이 동반된 반사회성 성격장애라고 봤다.
분석 결과 강윤성은 법과 사회제도에 대한 피해의식과 분노감에 빠져 피해 여성들을 성적, 경제적 이용수단으로 여기는 조종 욕구가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돈에 대한 집착과 통제욕구도 강했으며, 범법 행위를 통해 이득을 취하는 행위에 대한 문제의식이 낮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과 14범인 강윤성은 특수강제추행 혐의로 지난 5월 출소했다.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주변에 재력가 행세를 하면서 유흥비 마련을 목적으로 여러 범행을 저질렀다.
강윤성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30분쯤 첫 번째 피해자인 여성 A씨를 서울 송파구 거여동 자택으로 부른 뒤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가 이를 거부하자 A씨를 목 졸라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음 날인 8월 27일 오전엔 강남구에 위치한 휴대전화 매장에서 피해자 신용카드를 이용해 아이폰 4대(600만원 상당)를 구매한 뒤 되팔았다. 강윤성은 같은 날 오후 5시31분쯤 송파구 신천동 거리에서 미리 사놓은 절단기로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
강윤성은 경찰을 피해다니는 과정에서 여성 B씨와도 접촉하려 했다. 하지만 의사소통 문제로 장소가 엇갈리며 만나지 못했다.
8월 29일 오전 3시30분쯤엔 두 번째 피해자인 C씨를 만났다. 강윤성은 C씨가 채무 변제를 독촉하자 C씨마저 차량에서 살해했다.
검찰은 살인·강도살인·사기·전기통신사업법 위반·여신전문금융업법 위반·전자장치 부착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공무집행방해 등 7개 혐의로 강윤성을 구속 기소했다.
강윤성의 첫 재판은 다음달 16일 오전 10시 열린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