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배달원들이 배달 거부를 선언하며 논란이 일었던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가 재차 “아파트 지상을 배달 오토바이에 개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주자대표회의는 29일 안내문을 내고 “올해 초부터 정문과 후문을 제외한 8개 출입구에 이륜차 통행 차단 시설을 설치했으나 배달원 대부분이 이를 무시하고 통행했다”며 “고심 끝에 1층 현관에서 세대 호출을 막는 강화된 조치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가 오거나 도보 배송의 경우 1층 출입을 허용하는 조치도 추가했다”며 “택배 차량의 지상 진입을 거부한 갑질 아파트와는 본질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앞서 다른 지역 아파트 주민들이 택배 차량의 차고(車高)가 지하 주차장 진입 제한 높이인 2.3m보다 높아 아예 진입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지상 통행을 전면 금지해 물의를 빚었던 사례와는 다르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입주자대표회의는 “이미 타지역이나 다른 송도아파트에서도 지하 배송만 가능한 곳이 있고 많은 배달원이 마찰 없이 일하고 있다”며 “배달원들의 합리적인 요청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반영해 개선하겠지만, 입주민 안전을 위해 지상 출입은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10일부터 배달 오토바이의 지상 출입을 막기 위해 지상 1층에서 배달원들이 세대를 호출하는 걸 제한했다. 배달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지난 23일 배달 거부를 선언하면서 입주자대표회의에 협의를 요청했지만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배달원들은 해당 지역에서 규모가 큰 배달대행업체에 문제의 아파트 단지 배달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고, 업체가 이를 수용함에 따라 지난 27일부터 배달원 180여명이 배달을 거부하고 있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