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트레이더스에 도전하는 롯데 ‘VIC마켓’…2023년 20개 이상 늘린다

입력 2021-09-29 15:55
2012년 처음 문을 연 서울 금천구 VIC마켓 외관. 롯데마트 제공


롯데마트가 창고형 할인점을 재도약의 돌파구로 삼았다. 창고형 할인점을 2023년까지 20개 이상으로 늘려 오프라인 유통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로 했다. 코스트코, 트레이더스가 선점한 시장에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차별화된 전략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VIC마켓’을 내년 상반기부터 확대한다고 29일 밝혔다. 기존 롯데마트 점포인 목포점, 전주 송천점, 광주 상무점을 VIC마켓으로 전환해 운영하고 상반기에 추가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VIC마켓은 현재 금천점과 영등포점 두 곳만 운영 중이다. 2012년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 콘셉트의 금천점에서 시작해 2014년 5개까지 늘렸다. 이후 2019년까지 VIC마켓은 한 자릿수의 신장률을 기록하며 낮은 성장세를 보여 왔다. 점포를 공격적으로 확장하지 못한 점,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하지 못한 점 등이 VIC마켓의 부진 이유로 꼽힌다. 결국 지난해 3개 점포(킨텍스·신영통·도봉)를 폐점하며 효율화를 꾀했다.

반면 명맥을 유지한 VIC마켓 금천점과 영등포점은 지난해 20%대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지난해 6월 회원제 방식에서 개방형으로 변경한 것도 매출 상승 요인으로 분석된다.

창고형 할인점의 성장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전반적인 분위기이기도 하다. 일반 대형마트와 창고형 할인점의 매출 비중을 보면 2018년에는 일반 대형마트가 77.8%, 창고형 22.2%였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일반 74.7%, 창고형 25.3%로 창고형 할인점의 비중이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소비 트렌드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고,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는 ‘그 점포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별한 제품’이나 ‘색다른 경험’을 찾게 됐다. 창고형 할인점은 대량구매로 가성비를 높일 수 있다는 점, 글로벌 소싱을 통해 들여온 특색있는 해외 상품을 구할 수 있다는 점 등이 매력 요소로 꼽힌다.

VIC마켓은 ‘신선식품’을 경쟁력으로 삼았다. 합리적 가격의 대용량, 엄선된 상품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면서 신선식품을 강화하기로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VIC마켓 영등포점은 호주산 소고기가 유명하다. 이런 식으로 VIC마켓에 가면 꼭 사야 하는 것으로 다양한 신선식품을 꼽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제품 소싱도 확대한다. 2023년까지 전체 상품의 30%를 자체 브랜드 해외소싱 상품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신선 시그니처 상품, 인기 브랜드와 협업 상품 등으로 차별화된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유통업계에서는 코스트코, 트레이더스로 양분한 시장에 롯데마트가 뒤늦게 뛰어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롯데마트도 처음부터 본격 경쟁에 뛰어들기보다는 미경합지역에서 시작하기로 했다. 창고형 할인점이 없는 호남권과 경남 창원지역에서 시작해 충청권과 수도권으로 차츰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신주백 롯데 VIC마켓 부문장은 “창고형 할인점은 여전히 매력 있는 오프라인 유통 업태라고 판단해 사업을 확장을 결정했다”며 “새로운 상품으로 고객가치를 지향하는 창고형 매장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