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레이스에서 사퇴한 김두관 의원이 열성 당원의 문자에 다소 격한 반응을 보여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두관 문자 왔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올린 네티즌 A씨는 김 의원과 나눈 문자 내용을 캡처해 게재했다. A씨는 지난 26일 “사퇴 빤스런 사사오입 아주 굿입니다 굿굿” “경남도지사 누가 뽑아준대요? 민주당이라고 뽑아줄 줄 알아요?” “하는 짓이 국짐인데 왜 민주당에 있는지 모를 이재명과 김두관”이라고 세 차례에 걸쳐 문자를 보냈다.
A씨는 다음 날에도 “경선 사퇴한 김에 탈당도 부탁”이라고 문자를 보냈고, 김 의원은 “잘 뒤비 자세요”라고 답장했다. A씨는 “당원들 속 뒤비 뒤집어놓고 뒤비 자란 소리가 나오냐” “정치 생명 끝이라고 생각해서 막나가시는 건가” “하긴 이재명 지지하는 수준인데 ‘찢어버리겠다’도 아니고 님도 잘 뒤비 자세요”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 A씨는 지난 5월 김 의원이 ‘문자폭탄’ 발언을 한 조응천 민주당 의원에게 “당원이 당의 원영과 정책에 목소리를 내고 당원의 정견을 표현하는 것은 민주정당의 기본원리”라고 말한 기사를 첨부해 다시 문자를 보냈다. 당원 문자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던 김 의원의 격한 대응에 A씨는 “이중인격이냐 무섭다” “저 대한민국 국민이고 민주당 권리당원인데 당원이 문자 좀 보냈다고” “사람이 일관성이 없다”고 다시 한번 비난했다. 김 의원은 이에 “송구합니다”라고 답장했다.
앞서 조 의원 등 당내 일각에서 “문자폭탄을 보내는 열성 지지자는 2000명 정도로 이들이 당심을 좌지우지하고 의원들을 움츠러들게 만든다”면서 문자폭탄에 대한 제한 필요성을 강조하자 김 의원은 이를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당시 김 의원은 “문자폭탄은 당원의 애정”이라며 “당원들이 문자를 보냈다고 해서 화를 낼 일은 아니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면서도 공천으로 당선됐다면 당원의 대표이기도 하므로 국민과 당원을 분리하는 것은 원리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런 소신을 밝혔던 김 의원이기에 이번 문자는 더더욱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왔다.
해당 문자가 공개되면서 논란이 커지자 결국 김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직접 사과했다. 그는 “비난하는 지지자의 댓글에 제가 경솔하게 답글을 했다. 송구스럽다. 이런저런 감정이 교차하는 과정에서 실수했다.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