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이 무서운 속도로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아파트로 눈을 돌리는 이들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들어 서울 소형 아파트의 매입 비중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9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한국부동산원의 규모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올 1~7월 서울 아파트 전용면적 40㎡ 이하의 매입비중은 12.3%로 나타났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역대 최고치(1~7월 기준)다. 같은 기간 86㎡ 이상의 매입 비중은 36.2%, 61~85㎡ 이하 34.7%, 41~60㎡ 이하 16.8% 등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비교해보면 40㎡ 이하 매입 비중은 8.5%에서 12.3%로 올랐고, 86㎡ 이상은 40.8%에서 36.2%로 줄었다. 전반적인 집값 상승과 정부의 대출 규제 속에서 크기를 줄여서라도 아파트를 매입하려는 경향이 짙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1~2인 가구의 증가도 소형 아파트 매입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가격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대출 규제까지 더해졌다”며 “불안을 느낀 실수요자들이 서울 소형 아파트로 관심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용면적 41~60㎡ 규모의 중소형 아파트 매입 비중도 증가세다. 29.6%였던 2018년(1~7월 기준) 매입 비중은 올해 34.7%로 치솟았다. 이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한 집을 찾는 수요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소형 아파트는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치솟는 모양새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시 노원구 상계동 ‘은빛2단지’ 전용면적 39.69㎡는 지난해 8월 7일 3억1000만원(9층)에 거래됐는데, 올해 8월 30일 4억9500만원(9층)에 손바뀜됐다. 1년 만에 1억85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지난해 8월 27일 3억7200만원(14층)에 실거래가 이뤄졌던 서울시 도봉구 창동 ‘주공17단지’ 전용면적 36.16㎡는 지난달 21일 5억4600만원(15층)으로 거래돼 1억7400만원이 올랐다. 서울시 구로구 신도림동 ‘미성’ 전용면적 37.91㎡의 경우 지난해 8월 10일 5억500만원(11층)에 거래됐지만, 올해 8월 25일 7억3000만원(12층)에 거래돼 1년 만에 2억2500만원이 올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