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연립·다세대(빌라) 중위 매매가격이 4년 전 아파트 가격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 가격은 특히 지난 5월부터 급격히 올랐다.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면서 빌라가 대체 수단으로 주목받은 데다, 저층 주거단지에서 도시 정비 사업이 줄줄이 예정돼 단기간에 집값이 크게 오른 것으로 보인다.
28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서비스하는 스테이션3가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서울 빌라의 3.3㎡당 월별 중위 매매가는 지난 7월 서울은 2038만원으로 전달(1986만원)보다 2.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2020년 7월(1878만원)과 비교하면 8.5%나 올랐다. 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시작한 2006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중위 매매가는 표본을 한 줄로 세웠을 때 한가운데 있는 가격이다.
서울 빌라 중위 매매가는 지난 3~4월만 하더라도 3.3㎡당 1800만원대로, 2019년 말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5월에 3.3㎡당 1960만원으로 치솟았고, 이후 불과 두 달 만에 3.3㎡당 2000만원을 넘어섰다. 전 정권 말인 2017년 2월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가 3.3㎡당 2007만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4년 전 아파트 수준만큼 빌라 가격이 오른 셈이다.
서울 아파트값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빌라를 대체재로 이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서울 아파트의 3.3㎡당 중위 매매가는 4125만원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2020년 7월과 비교하면 23.6% 상승했다. 서초·강남·송파·강동구 등이 포함된 동남권이 6924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종로·중·용산구 등 도심권이 5223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실제로 서울의 빌라값 상승세는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추세다. 7월 전국 빌라의 3.3㎡당 중위 매매가는 1020만원으로, 서울의 절반 수준이었다. 경기도 빌라의 3.3㎡당 중위 매매가는 988만원, 인천은 775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방은 664만원으로, 서울의 3분의 1 수준으로 조사됐다.
서울 저층 주거단지를 중심으로 도시정비사업 계획이 줄을 잇는 게 원인으로 보인다. 다방 관계자는 “서울시가 재개발 후보지 공모 등 도시정비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유망 지역의 빌라 매수 심리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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