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그룹 BTS(방탄소년단)가 2019년 여름패키지 화보를 찍었던 전북 완주의 어느 산골마을. 지난 25∼26일 이 마을 곳곳에서 현악기 선율과 가야금, 대금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행객들은 잔디밭, 숲속 바위를 객석으로 삼아 자연스럽게 공연을 즐겼다. 인근 생태숲속에서는 체험 행사가 진행되고 마을내 갤러리에서는 전시회도 열렸다.
28일 완주군에 따르면 대흥리 오성한옥마을에서 힐링나들이 행사가 이틀간 열려 눈길을 끌었다.
이 행사는 전북도의 ‘시골마을 작은축제’ 공모사업에 선정돼 주민들이 마련한 작은 잔치였다. 코로나19에도 어려운 발걸음을 해 준 여행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행사였다. 주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충실하며 야외 행사를 중심으로 다채롭게 준비했다.
이후 오성제 뚝방길, 문화센터 앞 잔디광장, 한옥정자 등 마을 곳곳이 연주자들의 무대가 됐다. 오성문화생태숲속에서는 싱잉볼 명상체험, 숲길걷기 등 색다른 체험도 진행됐다.
마을에 사는 예술가들의 미술 작품과 도예 공예품이 전시되고 갤러리에서는 금사홍, 박구환, 박세진 등 전문아티스트 작품 기획전도 펼쳐졌다. 15명 이내 사전예약제로 한옥 특강, 소품만들기, EM흙공으로 마을 하천살리기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됐다.
오성한옥마을은 130~250년이 된 아원고택·소양고택 등 20여 채의 한옥과 갤러리, 서점, 카페 등 감성적인 문화공간이 많고 문화예술가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2년 전에는 BTS가 화보와 영상을 촬영, 많은 팬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핫플레이스다.
행사를 기획 총괄한 장택주 교수(전남도립대, 오성마을 거주)는 “무대는 종남산, 위봉산, 오성제, 오성문화생태숲 등이었다”며 “마을을 찾아주시는 분들께 자연 속에서 치유의 선물을 찾아 드리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반응이 좋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코로나19로 모든 축제와 행사가 취소된 것에 아쉬움이 컸는데, 주민 스스로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 낸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이제는 주민 주도로 마을자원을 활용한 작은 축제가 관심과 주목을 받게 될 것이기에 더욱 적극적인 지원과 협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