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했던 화천대유 관계사인 ‘천화동인4호’ 관계자들이 서안양 친환경 스마트밸리 조성사업(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에도 참여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안양시 등에 따르면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은 만안구 박달동 군 탄약시설부지 280만㎡와 주변 사유지 32만㎡를 첨단 산업, 주거, 문화 시설 등의 스마트복합단지로 조성하는 사업이다. 국방부 탄약고와 사격장 등을 이전·기부하고 대신 기존 부지를 받는 ‘기부대 양여 사업’으로 추진되며 총 사업비는 1조1100억원이 예상된다.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은 최대호 안양시장 공약 사업이며,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공약 사업 중 하나인 ‘5개 테크노밸리 성공’의 한 부분이기도 하다.
박달스마트밸리 조성사업의 시행을 대행하는 안양도시공사는 지난달 5일 민간사업자 모집을 공고하고, 같은 달 18~20일 사업 참여의향서를 접수 받았다.
이중 ㈜엔에스제이홀딩스라는 업체가 사업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뒤 지난달 25일 해당 사업 부지 내 현황 등 자료를 가장 먼저 열람했다.
법인 등기부등본 확인 결과 엔에스제이홀딩스는 화천대유와 함께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해 거액의 배당금을 받은 ‘천화동인4호’가 사명을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상 공개된 엔에서제이홀딩스 기업정보에는 화천대유의 대표 이성문씨, 대주주 김만배씨의 가족과 같은 이름이 각각 대표와 이사로 기재돼 있다. 천화동인4호 소유자인 남욱 변호사와 같은 이름은 사내 이사로 등재돼 있다.
그러나 안양도시공사는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 16일 “공익성 재고, 절차 지연으로 인한 공백의 최소화, 관련 공공기관과의 의사 조율 등이 필요하다”며 민간사업자 공모를 갑자기 취소했다.
이에 지역 정계 일각에서는 대장동 개발 사업 관계자들이 유사한 방식으로 박달스마트밸리 조성 사업에 참여하려다가 최근 대장동 의혹이 터지자 시가 공모절차를 취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국방부 소유 토지가 포함된 박달스마트밸리 조성 사업은 과다한 수익이 발생할 경우 국고로 환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장동 개발사업과는 성격이 완전히 다르고 관련성도 없다”며 “민간사업자들의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지침 등을 수정, 보완해 조만간 재공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달스마트밸리 조성 사업 관련 부적절한 절차에 대해 지적해 온 안양시의회 음경택(국민의힘) 의원은 “최대호 시장은 민간사업자 선정 관련 취소할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지만 도시공사는 16일 전격적으로 공모를 취소했다”며 “대장동 개발 사업 의혹과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민간사업자 공모 취소 배경을 밝히고 타당성 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양=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