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을 무력 장악한 탈레반이 서부 헤라트시 중앙광장에 범죄자 4명의 시신을 내걸었다. 이에 탈레반이 과거처럼 가혹한 탄압을 하는 공포정치를 펼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CNN 등 외신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탈레반군이 아이를 납치한 혐의를 받는 용의자 4명을 사살해 헤라트시 중앙광장 크레인에 매달았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지난주 헤라트시에서 한 사업가와 그의 아들을 납치했다. 이들은 탈레반군과 총격전을 벌이던 도중 사살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이 임명한 경찰 관계자는 납치된 사업가와 아들은 무사히 구조됐다고 전했다.
문제는 이들의 시신이 총격전 후 중앙광장에 버려졌다는 점이다. 탈레반 관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납치범들에게 교훈을 주기 위해 광장에 시신을 걸어뒀다고 말했다. 중앙광장 근처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목격자는 AP통신에 “탈레반이 처음에는 4구 전체를 중앙광장에 전시했지만 다음 공개전시를 위해 3구를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고 전했다.
이전 집권과는 달리 더 온화한 정치를 펼치겠다던 약속과 달리 탈레반 집권 이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심각한 인권 탄압과 폭력들이 자행되고 있다.
언론인은 구금 및 폭행을 당했으며 시위에 참여하는 여성들은 채찍을 맞아야만 했다. 또 탈레반은 시위에 참여한 아프간인들을 향해 구금과 구타는 물론 총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중앙광장에 시신을 내걸고 며칠 지나지 않은 26일에도 탈레반은 아프간 남성들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다.
26일(현지시간) BBC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은 미용사들에게 면도나 수염 등을 다듬어선 안 된다는 명령을 내렸다. 이슬람 율법을 위반한다는 이유에서다.
탈레반의 이 같은 행동을 본 국제사회는 탈레반이 공포정치를 자행하던 시기로 회귀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표하고 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