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검 딸 퇴직금은 얼마나…곽상도 아들보다 많을까?

입력 2021-09-27 11:31 수정 2021-09-27 13:19
박영수 전 특검이 2017년 4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뉴시스

곽상도 무소속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를 퇴사하며 퇴직금 등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 박모씨가 받게 될 금액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씨가 미국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가진 데다 다른 회사에서 개발 업무를 맡았던 경력도 있는 만큼 고액의 퇴직금과 성과급 등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씨는 특혜 논란이 일자 이달 초 화천대유에 사표를 제출했다.

박씨는 2016년부터 화천대유에서 보상 업무를 담당하다 최근 퇴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에서 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도로 운영업체 ‘인천대교’의 전략기획실에서 근무했고 영종도 개발사업 태스크포스(TF)에도 참여했다. 이러한 경력으로 부동산 개발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6년 8월 화천대유에 합류했다.

곽씨는 부친 곽 의원의 소개로 2015년 6월 화천대유에 입사했다고 밝혔다. 정황상 박씨 역시 박 전 특검이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맡아 화천대유를 떠나기 전 연결해준 것으로 추정된다. 박 전 특검은 회사 설립 초기였던 2015년 합류해 ‘국정농단’ 특검 부임이 확정된 이듬해 2016년 11월까지 월 1500만원의 고문료를 받으며 고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화천대유 측도 언론에 박씨를 박 전 특검으로부터 소개받았다고 시인하면서도 “시행사 경력이 있어 보상업무를 지원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퇴직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 박씨 역시 고액의 퇴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개발업무 경력 없이 첫 직장이었던 곽씨가 올해 3월 화천대유를 떠나며 퇴직금과 성과급, 위로금 명목으로 50억원을 수령한 만큼 상대적으로 ‘우수인력’으로 분류됐던 박씨는 높은 금액이 책정되지 않겠느냐는 해석이다. 화천대유가 고위 정관계 로비 의혹의 중심에 있는 만큼 퇴직금과 성과급 내역 등을 공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박영수 (전) 특검의 딸은 화천대유에서 일하며 얼마를 받았을까. 지금 당장 특검과 국정조사, 감사원 감사 등 법이 허락하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진실을 규명하고 비리를 처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전 특검 측은 “현재 퇴직 절차를 진행 중이라 퇴직금과 성과급 등을 받은 내역이 없다”고 밝힌 상태다.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도 27일 경찰에 출석하며 박씨 퇴직금에 대해 “그분은 아직 퇴직 처리가 안 돼서 결정이 안 됐다”면서 “퇴직금이 5억원 정도 책정돼 있는데, 회사가 계속 성과가 있으니 이사회나 임원회의를 통해서 각 분야 성과 있는 분들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곽씨의 퇴직금 등이 사전에 계약돼 있던 점을 미뤄봤을 때 박씨 역시 계약상 명시된 금액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곽씨는 2018년 2월까지 233만원, 2018년 9월까지 333만원, 올해 1월까지 383만원의 월급(세전)을 받았고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올해 3월 퇴사하기 전 퇴직금과 성과급, 위로금을 포함해 50억원을 받는 것으로 변경됐고 지난 4월 30일쯤 원천징수 후 28억원을 계좌로 받았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곽씨가 받은 액수의 상당수는 산재로 인한 위로금이었다는 점에서 박씨와 곽씨의 퇴직금을 단순 비교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