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CEO “1년 내 일상 복귀, 단 매년 백신 맞아야”

입력 2021-09-27 06:34 수정 2021-09-27 09:13

백신 제약사인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가 1년 내 일상생활 복귀를 전망했다. 백신 보급이 높아져 집단 면역이 형성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코로나19 변이는 꾸준히 발생할 수 있지만, 백신 추가 접종 등을 통해 이를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독감처럼 매년 백신을 접종하는 식으로 전염병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불라는 26일(현지시간) ABC뉴스에 출연해 “1년 이내에 우리가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상 복귀에는 주의사항이 있다”며 “‘정상적인 생활로의 복귀’가 코로나19 새 변이가 나오지 않는다는 의미나 백신 접종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불라는 “나에게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새로운 변이를 보게 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최소 1년을 지속하는 백신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가장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매년 백신을 재접종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례 예방 접종이 표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불라는 다만 “우리는 아직 정확히 모른다. 데이터를 보고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모더나의 스테판 방셀 CEO 전망과 일치한다. 방셀은 지난 23일 스위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1년 안에 일상을 회복할 것으로 추정한다. 코로나19는 결국 독감과 비슷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추가접종이 1~3년마다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는 종식되지 않겠지만, 주기적인 추가 접종을 통해 독감처럼 통제 가능한 바이러스는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미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65세 이상’ ‘기저질환자’ ‘코로나19 노출 위험도가 큰 사람’에 대한 부스터샷을 승인했다. 그러나 모더나와 화이자 CEO는 대부분 접종자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주기적으로 추가접종을 받아야 할 것으로 전망한 셈이다.

존스홉킨스대와 컬럼비아대 등이 만든 ‘코로나19 시나리오 모델링 허브’ 역시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지 않으면 미국 신규 감염 사례가 감소할 것으로 지난 22일 예상했다. 펜실베이니아대 카트리오나 셰어 생물학과 교수는 “5~11세 어린이 백신이 승인받고, 새로운 슈퍼 전파 변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2022년 3월까지 하루 신규 감염자가 9000명 수준, 사망자는 100명 미만 수준으로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라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부스터샷 접종을 놓고 백신 불평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부스터샷이 필요하냐는 결정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사람과 추가 접종을 준비하는 사람 모두에게 백신을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톰 프리든 전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지적 재산권을 공유해야 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좋은 생각이 아니다”고 항변했다. 블라는 “지적 재산권이 없었다면 백신 또한 없었을 것”이라며 “우리가 한 일에 대해 매우 자랑스럽다”고 주장했다.

앞서 프리든 전 국장은 “모더나와 화이자 등 제약사들은 부국에 값비싼 백신을 판매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글로벌 백신 격차를 줄이기 위해 거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불라는 자사 백신을 5∼11세 어린이들도 접종할 수 있도록 승인을 얻기 위해 수일 내로 임상시험 데이터를 FDA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몇 주가 아닌 며칠 사이”라며 “식품의약국(FDA)가 데이터를 검토한 뒤 승인에 대한 공식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이는 성인 접종량의 3분의 1을 맞을 것”이라며 “FDA 승인을 대비해 이 형태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 시설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