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무소속 의원 아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에서 퇴직금 등으로 50억원을 받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박탈감을 호소하는 청년층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법망을 교묘히 피해가며 ‘아빠 찬스’를 썼다는 점에서 ‘조국 사태’와 다를 바 없는 ‘내로남불’(내가 사랑을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라는 비판도 터져나왔다.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월급 250만원 받았다는 곽상도 의원 아들이 7년간 근무 후 50억을 받았다고 한다. 상식을 초월하는 특권이 아니냐”는 청원이 게시됐다. 공무원 취업 정보를 공유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무원 월급 평생 모아 봤자 얼마나 되겠느냐” “지금부터 부동산개발회사나 찾아봐야겠다” 등 자조 섞인 내용의 글들도 올라왔다.
다른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대체로 좌절감을 느꼈다는 반응들이 줄을 이었다. “정말 부럽다” “부동산 사업자 지인으로 둔 의원 아버지 뒀으면” “개발 사업하는 곳 또 어디 없나” 등이다. 한 누리꾼은 “아버지가 의원이 아니었다면, 법조계와 얽히고설킨 부동산개발업자와 카르텔이 없었다면 로또형 지급이 가능했겠느냐”면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과 다를 게 없는 최악의 불공정”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곽씨가 “이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다”며 열심히 일해 정당하게 받은 퇴직금이라고 항변한 것도 불붙은 여론에 기름을 부은 모양새다. 곽씨는 앞서 아버지인 곽 의원 페이스북을 통해 입장문을 올려 “주식, 코인에 올인하는 것보다 이 회사 ‘화천대유’에 올인하면 대박 날 수 있겠다고 생각하고 이 회사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적었다.
이 내용을 소개한 기사를 본 포털사이트 뉴스게시판 한 이용자는 댓글을 통해 “내가 도둑질할 수 있었던 건 문단속 똑바로 못한 집주인 잘못이라는 건가. 아버지가 아니었으면 화천대유에 들어갈 수 있었겠느냐”고 꼬집었다.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 수천억 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설계의 문제인가.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인가”라고 되물은 곽씨의 반박을 재반박한 셈이다.
다른 누리꾼은 “주식이나 코인 안 하고 퇴직하면 50억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인가. 주식, 코인 쳐다도 안 보고 열심히 일하는 대한민국 수많은 근로자를 기만한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부동산개발 업계에선 일반적”이라는 화천대유의 해명에도 질타가 이어졌다. 화천대유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대다수 부동산개발회사의 경우 임직원에게 평소에는 기본급 위주, 개발사업의 성공적 수행 시 고액의 성과급 지급에 따른 임금보상체계를 운영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개발회사의 임금 지급체계가 일반 회사와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이다.
한 누리꾼은 “좌절시킨 것도 모자라 이제 모욕까지 주려 한다”면서 “어느 시행사가 임원도, 주주도 아닌 대리급 일반 직원에게 50억원을 주느냐. 그 일반적인 시행사가 어딘지 리스트를 공개해 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야권에서도 곽 의원을 질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나선 유승민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스스로 깨끗하고 당당해야 문재인 정권과 이재명 경기지사의 불법과 비리 의혹을 응징할 수 있다”고 했다.
홍준표 의원도 대변인 명의 논평을 통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으로 우리 당 국회의원의 가족이 연루된 사안에 대해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곽 의원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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