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는 26일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불거진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로부터 퇴직금 50억원을 받은 데 대해 “아들이 받은 돈이라 아빠는 모른다는 식으로 대응하지 말라”며 곽 의원을 직격했다. 곽 의원은 준용씨의 예술지원금 수령을 두고 특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준용씨는 이날 페이스북에 “곽상도 의원님, 대통령 자식 공격으로 주목받았지요. 그런데 하필이면 이번엔 자기 자식이 연관되다니. 자기가 휘두르던 칼이 주목받은 만큼, 원한 쌓은 만큼 거대해져 되돌아오겠군요. 걷잡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요”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 칼에 아들까지 다칠지도 모른다. 그때 남탓 할 수 있을까요. 아드님은 그 부담을 떠안을 준비가 돼 있나요”라며 “아들이 받은 돈이라 아빠는 모른다는 식으로 대응하지 마세요. 자기가 던진 칼날이 되돌아오는데 아들을 방패막이로 쓰는 건 비겁한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2015년 2월 연세대 원주캠퍼스 디자인예술학부 산업디자인학과를 졸업한 곽 의원 아들 곽모(31)씨는 그해 6월 ‘화천대유’에 입사해 올해 3월에 퇴사했고,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
곽씨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일 열심히 하고, 인정받고, 몸 상해서 돈을 많이 번 것은 사실”이라며 정당하게 일해 받은 대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과급과 위로금을 이렇게 많이 책정 받은 것은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수익을 올리게 된데 따른 것”이라며 “회사가 이만한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면 저도 성과급 등으로 이만큼 받을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수익이 날 수 있도록 저도 회사 직원으로서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화천대유에 입사하게 된 배경에는 곽 의원의 소개가 있었다. 그는 “아버지께서 ‘김○○가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는데 사람을 구한다고 하니 생각이 있으면 한번 알아보라’고 하셨다. 부동산 개발사업은 대박이 날 수도, 쪽박을 찰 수도 있지만 이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라 이 사업이 대박이 날 수도 있겠다, 한 번 베팅 해볼 만하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곽씨는 그러면서 과중한 업무로 건강이 악화돼 퇴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8년도부터 평생 건강하기만 했던 저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2020년 후반부터 단지 조성공사 준공과 대장동 입주가 다가오고 두밀사거리 공사로 인한 민원의 강도가 강해지면서 건강은 더 악화했다”며 “더 이상 회사에 다니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 모든 것이 과도한 업무가 원인일 것이라는 것을 회사가 인정해 성과급과 위로금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곽씨는 “아버지가 ‘화천대유’의 배후에 있고 그로 인한 대가를 받은 것이라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대장동 사건의 본질이 수천억 벌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설계의 문제인가. 그 속에서 열심히 일한 한 개인의 문제인가”라고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책임을 돌렸다.
곽씨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3월 퇴사하기 전 퇴직금 50억원을 받는 것으로 계약이 변경됐다. 원천징수 후 최종적으로 받은 성과급은 약 28억원이다. 곽씨는 지난 4월 30일 자신의 계좌로 받았다고 한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