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2018년 방영된 KBS2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더유닛’의 최종 결과가 시청자 투표 결과 오류로 뒤바뀐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뒤늦게 밝혀졌다. 이에 KBS 측은 2019년 발생한 Mnet ‘프로듀스 101’ 시리즈의 조작 사건과는 달리 당시 총파업으로 업무부담이 가중된 상황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감사원이 지난 24일 공개한 한국방송공사(KBS)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프로의 최종회가 방송된 지난 2018년 2월10일 담당 프리랜서 작가는 대행업체로부터 받은 사전 온라인 점수를 입력하면서 참가자를 뒤바꿔 입력했다. 감사원 확인 결과 최종회에 참가한 남성 18명 중 15명, 여성 18명 중 13명의 온라인 점수가 실제와 다르게 입력됐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사전 온라인 점수와 생방송 중 실시간 문자투표 점수의 합산으로 남녀 그룹 멤버 각각 9명을 선발했는데 온라인 입력 오류로 인해 점수가 정확하게 반영됐다면 탈락했을 3명(남성 2명, 여성 1명)이 선발됐다.
감사원의 이런 지적에 KBS 측은 “최종회 제작·방영 당시 총파업으로 10명의 내부 프로듀서 중 3명만 참여하는 등 업무부담이 가중되던 상황에서 발생한 단순 실수”라며 “특정 참가자가 선발되기 유리하도록 하는 등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온라인 점수 산출을 생방송 시작 22시간 전에 마쳤는데도 KBS가 입력을 프리랜서 보조작가에게 맡기는 등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고 보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최종 선발 여부에 따라 이후 연예계 활동 지원 등이 결정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참가자에게 불공정한 결과를 초래, 공영방송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KBS 사장에게 관련 업무 철저와 관련자에게 주의를 촉구할 것을 요구했다. 다만 구체적인 투표결과 내역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규정에 따라 보고서에서 비공개 처리됐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