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가 현실로…추석 끝나자마자 결국 3천 명 돌파

입력 2021-09-25 04:59 수정 2021-09-25 07:30
코로나 라이브 캡처

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4차 대유행이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으나 그 기세가 꺾이기는커녕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신규 확진자 수는 추석 연휴가 끝나기가 무섭게 2400명대로 치솟으며 국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를 기록한 데 이어 3000명까지 돌파, 하루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추석 연휴 대규모 인구이동의 여파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되지도 않은 터라 앞으로 감염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방역당국과 감염병 전문가들 모두 당분간 확진자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4차 대유행의 정점은 말그대로 예측불허다.

정부가 10월 첫째 주부터 적용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내주 발표할 예정이지만 현재 유행 추세를 고려하면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조치의 2주간 재연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34명이다. 지난달 11일 2221명 이후 44일 만에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국내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해 1월 20일 이후 613일 만이다. 추석 연휴 기간 대폭 줄었던 검사 건수가 다시 증가하면서 확진자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25일 ‘코로나 라이브’에 따르면 현재 3105명을 넘어 사상 처음으로 3000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7월 초 시작된 4차 대유행은 좀체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월 7일(1211명) 이후 80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으며, 이날로 81일째가 된다.

최근 1주간(18∼24) 발생한 신규 확진자만 보면 일별로 287명→1909명→1604명→1729명→1720명→1715명→2434명을 기록해 하루 평균 1885명꼴로 나왔다. 해외유입 확진자를 제외하고 지역발생 확진자만 보면 일평균 1858명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도 점차 유행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4차 대유행 초반 20% 안팎에 그쳤던 비수도권의 지역발생 확진자 비중은 20대 중반을 거쳐 후반까지 높아진 상태다. 전날 신규 확진자 중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2416명 가운데 수도권 1747명으로 72.3%, 비수도권이 669명으로 27.7%를 각각 차지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주간 통계를 봐도 비수도권 증가세가 눈에 띈다. 최근 1주간(9.18∼24) 수도권의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1399.6명으로, 직전 주(9.11∼17)의 1361.1명보다 38.5명(2.8%) 증가했으나 비수도권은 이 기간 404.7명에서 458.4명으로 53.7명(13.3%) 늘었다.

정부는 추석 연휴 영향으로 내주부터 확진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연휴 전부터 지속되던 수도권의 확산세가 여전히 심각한 상황에서 추석 연휴 기간 전국적인 이동량 증가로 인해 비수도권의 확진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확진자 비율도 연일 최고치를 경신해 추가 확산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이달 11일부터 전날까지 최근 2주간 방역당국에 신고된 신규 확진자 2만5773명 가운데 38%인 9791명의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신규 확진자 10명 중 약 4명꼴이다.

이 비율은 지난해 4월 관련 집계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로, 지역사회 내 ‘숨은 감염자’가 그만큼 더 많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당분간 확진자 발생을 억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현재는 유행이 증가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감소세로 전환시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미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 대통령 전용기에서 가진 기내 간담회에서 “백신을 충분히 확보했고, 다음 달쯤이면 접종률도 세계에서 앞서 나가는 나라가 될 것”이라며 “다음달쯤 그런 계획(위드 코로나)을 가시적으로 국민께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가 조기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 우려했다. 델타 변이가 2배 강한 전염력을 갖고 있는 데다 백신 효과를 떨어뜨려 접종 완료자라도 6개월이 지나면 항체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