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는 아버지가 주민으로부터 유통기한이 수년 지난 명절 선물세트를 받았다는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전해지며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24일 국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비원한테 유통기한 지난 쓰레기 선물 세트 주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글을 작성한 A씨는 본인을 경비원의 자녀라고 밝혔다. A씨는 아버지가 몇 년 전부터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고 계시는데 그간 유통기한이 지난 코코아 가루, 화장품 등을 받은 적은 더러 있었으나 지난 추석에 아버지가 받아오신 선물을 보고 충격을 받아 글을 쓴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이걸 준 주민이 꼭 봤으면 해서 사람들이 제일 많이 보는 게시판에 올린다”며 아버지가 받아오신 선물 세트 사진 여러 장을 게재했다.
공개된 사진 속 햄 선물 세트는 이미 스티커가 개봉된 상태였고, 상자 표면이 많이 긁히고 곰팡이가 보이기도 했다. 유통기한은 2018년 3월까지였다.
아버지가 받아오신 또 다른 선물 세트는 식용유와 햄 세트였다. 상자 표면이 심하게 오염되어있던 것은 물론 햄 캔의 입구 부분에도 곰팡이가 심하게 피어있었다. 유통기한은 2017년 5월까지였다.
A씨는 “아빠께 물어보진 않았지만 같은 사람이 줬을 것 같다” “각각 두 사람이 같은 날 이런 쓰레기를 줬을 것 같진 않다”고 했다.
A씨는 “경비원들이 이런 쓰레기를 받아도 모르고 쓰거나 먹지 않는다” “뭘 모를 것 같다고 경비원들에게 이런 쓰레기를 주면 안 된다”며 분노를 표했다.
이어 “아빠가 선물 들어왔다고 무거우니 집에 가져가 달라고 해서 제가 받아왔는데 너무 어이없고 화나고 씁쓸하다”며 “내용물은 모른 체 웃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했을 아빠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난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인류애가 사라진다’ ‘커뮤니티에 올리거나 아파트에 대자보라도 붙여 선물 준 사람을 찾아내야 한다’ ‘분리수거 쓰레기 처리해야 하는 게 귀찮으니 경비원분들께 선심 쓰듯 버린 것 아니냐’며 함께 분노했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웹드라마 ‘스위트홈’에서 주민이 경비원에게 명절 선물이라며 ‘썩은 생선’을 선물하던 장면을 언급하며 그 장면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반응도 이어졌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