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의 최측근인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23일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이 지사 캠프 정책본부장직에서 물러났다. 이 전 원장은 이 지사 대표 정책 브랜드인 기본소득제를 설계한 인물이다.
이 전 원장은 이날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자 페이스북에 “가뜩이나 부동산 문제가 국민적 관심사인 상황에서 물의를 일으켜 송구하다”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 지사를 둘러싸고 성남시 대장지구 개발 특혜 의혹이 불붙은 상황에서 자신의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 전 원장은 “경기연구원장이라는 공직자가 되기 전의 일이고, 투기와는 전혀 관계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와 관련된 (대장동 의혹) 음해가 가려지면 저와 관련된 모해는 철저히 대응해나갈 것” 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월 경기도보에 고시된 공직자재산등록사항에 따르면 이 전 원장은 재산 58억9533만9000원을 신고했다. 본인 단독 명의의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아파트 현재가액은 18억1300여만원, 배우자와 공동명의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아파트는 2억4700여만원으로 기재됐다. 또 이 전 원장은 상가 2채, 단독주택, 전·답·임야·대지 등을 신고했다.
특히 이 전 원장의 배우자가 사내이사로 등재돼있는 가족법인 리앤파트너즈가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 전 원장은 이 법인의 비상장주식 6만주, 그리고 두 아들이 각각 1만주씩을 소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임대소득세, 증여세 등 절세를 위한 방안으로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력 대권 후보의 핵심 최측근이자, 부지사급에 버금가는 전직 경기도연구원장이 수십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지사는 지난해 7월 경기도청 공무원들에게 실거주 주택 외 처분을 권고한 바 있다. 당시 이 지사는 “상대적 박탈감을 주는 불로소득은 누군가의 피눈물”이라며 부동산 투기 근절에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