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 “종전선언 논의 열려 있다”

입력 2021-09-23 06:04

미국 국방부가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유엔총회 연설에서 제안한 한국전 종전선언에 대한 의견을 묻자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북한과의 관여를 모색하고 있고,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커비 대변인은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항상 그랬듯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며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는 열려 있지만,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와 대화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것이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런 종류의 대화를 하는 데 있어 우리 외교관들의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대통령은 뉴욕에서 열린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종전 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질서를 만드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종전 선언을 다시 제안했다. 이어 “한반도 종전 선언을 위해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 종전 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날 국방부 언급은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긍정적 견해 표명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국방부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외교와 대화’를 동시에 언급하면서 북한에 대화 참여를 촉구하는 기존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북한이 우선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유엔총회 연설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구하기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한다. 한반도와 지역 안정을 증진하고 북한 주민의 삶을 개선할 실질적인 계획이 포함된 구체적인 진전을 모색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일단 외교의 장으로 나오면 구체적인 성과를 낼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