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엔 남다른 정무 감각을 소유한 안도걸 2차관에 대한 엇갈린 시선이 존재한다. 관료답지 않다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지만, 반대로 그의 광폭 소통 행보와 업무 능력을 높게 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안 차관은 2차관이 된 뒤 내년도 예산 편성을 앞두고 수개월에 걸쳐 지역·분야별로 현장간담회 및 예산협의회를 진행했다. 이같은 일정에는 안 차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예산업무에 치이는 예산실 공무원들은 남몰래 속을 끓였다는 후문이다. 한 공무원은 “일정 때마다 보도자료에 의미 있는 내용을 담으라고 요구해 힘들었다”고 말했다.
안 차관의 ‘지역적 정체성’도 남다른 편이다. 안 차관은 전남 화순 출신이며, 광주 동신고를 졸업했다. 예산실장이 될 때는 16년 만에, 2차관이 될 때는 12년 만에 등장한 호남 출신 인사로 주목을 받았다. 인사를 할 때도 지역 분배를 유독 중요하게 고려하는 한편, 예산실장 시절 과장들에게 담당 분야 뿐 아니라 각자 출신 지역에 대한 대표 의식을 가지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안 차관의 ‘터닝포인트’로 2018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수석전문위원 이력을 꼽는 이들이 많다. 당시 안 차관은 여러 여권 핵심 인사들과 교분을 쌓았다. 실제 여당과 기재부 내에 안 차관의 정무적 감각과 업무 능력을 높게 평가하는 이들이 존재한다.
당정 간 의견 차이가 있을 때마다 안 차관이 중간에서 가교 역할을 잘 수행했다고도 전해진다. 한 공무원은 “안 차관의 소통 능력만큼은 인정한다”며 “주요 정책을 여당이 주도하는 상황에서 안 차관의 노력이 돋보인다”고 말했다.
기재부 안팎에서는 안 차관의 선거 출마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예산 라인을 총괄하는 2차관은 정치권과 접촉면이 넓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계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장 류성걸·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2차관 출신이며, 문재인정부 초대 기재부 2차관이었던 김용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도 지난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