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대비 교사 수는 안 부족한데, 학급당 학생 수는 많아

입력 2021-09-16 18:26

한국의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대체로 적은 반면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보다 2~3명가량 많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저출산 등의 영향으로 교육여건이 나아지는 상황임에도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정부의 의지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가 16일 발표한 ‘OECD 교육지표 2021’에 따르면 지난 2019년 기준 한국의 중·고등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12.2명으로 OECD 평균(13.0명)보다 적게 나타났다. OECD 38개 회원국과 8개 비회원국 등 총 46개 국가의 학생, 교원, 재정, 교육 참여 현황을 비교·분석한 자료다.

국내 중학교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평균 13명으로 OECD 평균(13.1명)보다 낮았고, 고등학교는 11.4명으로 OECD 평균보다 1.6명이나 적었다. 반면 초등학교의 경우 국내 평균이 16.6명으로 OECD 평균(14.5명)보다 높았다.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사상 처음으로 OECD 평균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다.

이와 달리 학급당 학생 수는 OECD 평균을 웃돌았다. 국내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23명으로 OECD 평균(21.1명)보다 1.9명 많았고, 중학교 학생 수는 26.1명으로 OECD 평균(23.3명)보다 2.8명 많았다. 고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산출 대상에서 제외됐다.

교육계는 교사 1인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가 적을수록 교육 여건이 좋다고 평가해왔다. 한 교사가 맡는 학생 수가 적으면 ‘교육의 질’과 ‘학생 집중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내의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줄어든 것은 교사 충원 정책과 더불어 ‘저출산’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교사 1인당 학생수가 많이 개선됐음에도 학급당 학생 수가 OECD 평균보다 높다는 것은 교원 자원의 배분, 시설(학급) 확충 등 정책 판단이 효율적이지 못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밀학급’ 실태를 보여주는 학급당 학생 수가 OECD 평균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교원 단체의 ‘학급당 학생 수 제한’ 주장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다수의 교원 단체들은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지역 여건에 따라 ‘적정 학생 수’ 산정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 수급은 유동적으로 증원 등이 이뤄질 수 있지만 학급은 물리적인 시설 구비 등이 필요하므로 (확충이) 탄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다른 국가보다 우리나라의 학급당 학생 수가 많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교원자원 투자와 별도로 지역 교육시설 투자를 추진하겠다”며 “단기적으로는 한시적 기간제 교원 충원, 중장기적으로는 교원수급 조정을 통한 정규 교원의 단계적 확보가 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