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프간 난민 겨냥 “얼마나 많은 테러리스트가…”

입력 2021-09-16 01:38 수정 2021-09-16 10:23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 일부가 내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내 아프가니스탄 난민 반대 정서에 불을 붙이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강경 정책 기조를 세운 스테판 밀러는 아프간 난민 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의 전반적 난민 정책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의회에 강조해 왔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난민정책은 블루칼라 노동자를 중심으로 탄탄한 지지를 받아왔다. 기존 난민 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운 난민 유입에 따른 혼란을 부각시켜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간 철군 실패를 공격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시절 백악관 예산국장을 지낸 러스 보트는 “정치적 측면에서 문화 문제는 미국인들의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라며 중간 선거를 앞두고 난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들은 막판 아프간 철군에서의 극도의 혼란을 부각하며 미국에 입국한 아프간 난민들의 위험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심지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있는 사람들은 누구냐”며 “이들 중 얼마나 많은 테러리스트가 포함돼 있냐”고 말했다. 미국 정부에 대한 조력자 신분으로 탈레반 정권을 탈출한 아프간 피란민을 테러리스트라고 싸잡아 비판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국토행정부 차관 대행을 지낸 켄 쿠치넬리는 아프간 피란민들이 충분한 검토를 거치지 못했을 것이라며 “미국의 문화와 정체성을 충분히 공유하지 못한 수십만명이 유입되는 것은 큰 위험”이라고 부각시켰다.

하지만 공화당 내에서도 탈레반 점령 이후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는 아프간 조력자들의 대피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따라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일부 공화당 세력의 이 같은 주장에 어느 정도 여론이 호응할지는 미지수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의 최신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프간 난민 이슈에 있어서 미국인의 68%가 아프간 난민 수용을 지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공화당 지지자의 56% 역시 이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