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LG·SK·삼성 등 주요 기업들이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핵심 소재 생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도 적극 늘리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과 함께 소재 시장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다.
SK머티리얼즈와 미국 배터리 소재회사 그룹14테크놀로지스의 합작회사인 SK머티리얼즈 그룹14(가칭)은 경상북도·상주시와 ‘투자협정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총 8500억원 규모로 실리콘 음극재 및 원재료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고 지난 14일 밝혔다. SK머티리얼즈는 다음달 제1공장을 착공해 내년 상업생산을 시작으로 추가 증설을 한다는 방침으로, 투자규모는 총 55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향후 SK머티리얼즈는 SK㈜의 배터리 사업방향과 연계해 고부가 양극재 및 고기능 음극용 부재료인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 바인더, 첨가제 등으로 배터리 소재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최근 2025년까지 6조원을 투자해 양극재, 분리막, 음극 바인더 등 폭넓게 육성해 세계 1위 종합 전지 소재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LG화학은 지난 7월 LG전자의 BS(비즈니스솔루션)사업본부 산하 화학·전자재료(CEM) 사업 부문을 525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LG화학은 이로써 기존 양극재, 음극 바인더, 전해액 첨가제, CNT 분야에 더해 분리막 등 배터리 핵심 소재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삼성SDI는 지난해 양극재소재 제조사 에코프로비엠과 합작법인인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한 바 있다. 에코프로이엠은 지난해 11월 1800억원을 투자해 양극재 포항 공장을 착공했으며, 내년 1분기부터 연간 3만1000t의 차세대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할 예정이다.
포스코케미칼도 포스코그룹의 해외자원개발 경험 등을 바탕으로 배터리 소재 역량을 높이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달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세운 양극재 및 전구체 합작법인의 생산라인 증설을 위해 총 281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중국 진출에 이어 미국과 유럽 등에도 현지 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국내 16만t, 해외 11만t의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양극재, 음극재 등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특히 배터리 계열사를 둔 경우 배터리 제조 사업과의 시너지가 기대되면서 주요 기업들이 배터리 소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실리콘 음극재 수요는 2025년까지 연평균 약 70% 성장하고 2030년에는 약 20만t 이상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