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최대의 거점병원 전남대학교병원이 ‘광주 잔류’를 결정했다. 오는 24일 개원 111주년 기념식에서 새 병원 건립 청사진을 공개할 예정이다.
전남대는 15일 “학동 전남대병원은 광주와 인접한 시·군 등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지 않고 기존 의과대학 부지와 건물에 대한 신축·증축을 통해 ‘제2의 전남대병원 시대’를 개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남대는 의과대 본과 1∼4학년 학생들이 화순전남대병원에서 대부분 수업을 받아 기존 의과대학 부지와 건물에 현재보다 500여병상을 늘린 1500병상 규모의 새 병원을 건립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전남대는 교육부 소유 의과대학 부지를 매입하거나 무상대여하는 방식으로 내년 중 구체적 기본·실시설계 등의 절차를 밟은 뒤 2023년까지 새 병원 건립사업을 확정할 방침이다.
전남대병원이 학동에 신·증축 방식의 새 병원 건립을 결정한 데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전남 나주시는 지난 2월 병원건립에 적합한 부지는 물론 주거·상업·문화 시설 등을 골고루 갖춘 도시개발 차원의 파격적 이전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광주 남구와 광산구, 전남 화순군 등도 부지 제공 의사를 내비치는 등 유치전이 과열양상으로 번졌다. 앞서 지난 2008년과 2018년에도 병원 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돼 설문조사까지 거쳤으나 좌절되기도 했다.
1982년 건립된 전남대병원은 3만8200m² 면적에 13개 건물, 1085병상이다. 해마다 환자가 늘어나는데도 추가 병동 확보가 어렵고 주차난이 극심해 외래환자와 방문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건물 노후에 따른 유지·보수 비용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전남대병원은 올 들어 새병원건립추진단을 발족하고 2023년까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2024년부터 병원 건립공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후 현 부지의 건물을 헐고 신축할지, 제3의 장소로 이전할지 여부를 저울질해왔다.
전남대 관계자는 “병원 111주년 기념식에서 새병원에 대한 이전계획이 제시될 것으로 안다”며 “부지확보와 예산마련 등의 과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지역민들이 힘을 모아달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