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은 “디지털 대화 원본 제출”… 김웅 대화방은 폭파

입력 2021-09-15 16:35
조성은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씨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과 대화를 나눈 텔레그램 방을 이미 폭파했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는 디지털 대화록 원본이 제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15일 자신의 SNS에 “텔레그램 대화 소스는 디지털 원본을 가지고 있고 수사기관에 모두 제출했다”며 “‘손준성 보냄’의 고발장 송부 대화록 등의 내용은 전부 디지털 포렌식 과정과 진본 확인을 거쳤다”고 밝혔다. 김 의원과의 대화방에서는 나온 상태지만 ‘손준성 보냄’ 표시의 당사자가 손준성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라는 점은 확인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조씨는 공수처에 휴대전화 두 대를 제출했다. 한 대는 김 의원과 대화를 나눴던 휴대전화이고 또 다른 한 대는 김 의원이 전달한 고발장 등을 텔레그램의 ‘전달’ 기능으로 받아 놓은 휴대전화인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김 의원과 대화를 나눴던 텔레그램 방은 현재 남아있지 않고 공수처에 제출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씨가 김 의원으로부터 전달받았던 고발장은 또 다른 텔레그램 계정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조씨는 해당 자료들을 제3자에게 보낼 경우 ‘손준성 보냄’이 표시되고 손 검사의 실제 연락처와 텔레그램 계정이 연동된다고 주장한다. 현재는 ‘손준성 보냄’ 표시를 누를 경우 탈퇴한 계정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조씨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내게 자료들을 보낸 것과 ‘손준성 보냄’이 손 검사라는 것은 전부 명확히 확인된다”고 말했다.

공수처는 ‘손준성 보냄’ 표시가 손 검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손준성 보냄’이 손 검사가 보낸 것으로 봐도 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무리가 없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손 검사는 고발장을 작성하고 김 의원에게 전달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결국 ‘손준성 보냄’의 표시가 손 검사를 나타내는 것이 맞는지 등은 대검 감찰부 및 공수처가 디지털 증거의 동일성 등을 따져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손 검사가 고발장 등을 김 의원에게 보내는 과정에 관여했다고 하더라도 공수처가 규명해야 할 부분은 산적해 있다. 조씨와 김 의원의 대화방이 살아있었다고 해도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 등 파일을 바로 보냈는지, 중간에 제3자가 개입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고발장은 사진 파일 형태로 전송됐는데 고발장을 누가 작성했는지도 여전히 베일에 싸여있다.

나성원 허경구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