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5일 “한·미 양국이 남북 대화 재개 노력을 하고 있고, 인도적 지원 등 다양한 대북 관여 방안을 협의하고 있지만 북한은 아직 호응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대화 테이블 복귀를 위한 중국의 협력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을 접견하고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복귀할 수 있도록 견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왕 부장은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와 남북관계 진전, 발전을 언제나 지지하는 입장”이라며 “앞으로도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접견 모두발언에서도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한반도의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중국의 변함없는 지지를 바란다. 앞으로도 왕이 부장이 한·중 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 정착을 위한 우리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해 주는 큰 역할을 해 주시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2월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베이징올림픽이 평창올림픽에 이어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또 한번의 전기가 되고,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베이징올림픽이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적극적인 태도로 정치적 의지만 있으면 하루에도 역사적인 일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했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을 이유로 베이징 동계올림픽 참석을 금지했다. 이에 베이징올림픽 기간 동안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한 외교 이벤트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다만 왕 부장이 베이징올림픽을 외교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중국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따로 초청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왕 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안부를 전했다. 또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고, 여건이 마련되는 대로 시 주석의 방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양국이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왕 부장은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는 공자의 어록을 인용하며 “내년은 중·한 수교 30주년이다. 30주년을 계기로 해서 양국 관계 발전에 성공적인 경험을 정리하고, 앞으로 30년 양국 관계 발전을 잘 계획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십이립은 나이 30세에 이르러 비로소 어떠한 일에도 움직이지 않는 신념에 서게 됐다는 뜻이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