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보(洑) 열었더니 멸종 위기 수달이 돌아왔다

입력 2021-09-15 15:06
충남 부여군 백제보의 수문이 열려 물이 쏟아지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4대강 보(洑)를 완전히 개방한 후 멸종위기 야생생물이 발견되는 등 수생태계 건강성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15일 “그간 개방한 4대강 13개 보에서 2017년 6월부터 올 상반기까지 4년간 모니터링한 결과 장기간 완전 개방 중인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백제보 구간에서 생태계 건강성이 개선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강 주변 보는 2018년부터 완전히 개방됐다. 지난 6월 기준 세종보의 완전 개방 일수는 1254일이고 공주보와 백제보는 각각 1144일, 234일이다. 영산강 2개 보와 낙동강 하류 4개 보는 물 이용 문제를 고려해 부분 개방 중이다.

환경부는 보 개방 이후 어류·저서동물 등 수생생물의 서식 환경이 다양해져 수생태계 건강성이 개선된 것으로 판단했다. 맑게 흐르는 물과 깨끗한 모래톱을 선호하는 멸종 Ⅰ급 흰수마자 분포 범위가 넓어졌고 지난 5월에는 멸종 Ⅰ급 미호종개가 세종보 상류 한강 습지에서 처음 발견되기도 했다. 본류 백제보와 공주보 상류 구간에서는 주연성 어류인 가숭어와 숭어가 나타났다.

이와 함께 환경부는 “지난 6월 세종보 상류 지류인 제천에서는 하천 생태계의 건강성을 대표하는 수달이 처음 발견돼 추가 조사가 진행 중”이라며 “비슷한 시기에 백제보 상류에서는 멸종 Ⅱ급 표범장지뱀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흰꼬리수리·흰목물떼새·큰고니·큰기러기 등 보전 가치가 높은 멸종위기 조류도 지속적으로 관측됐다.

박미자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장은 “보를 개방해 4년간 관측한 결과 개방을 꾸준히 해왔던 금강에서 생태계 개선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보 개방이 수질 및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 관찰하고 보 개방 효과를 과학적으로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최재필 기자 jp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