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백신의무화에 의료진 30명 사직…백신접종률 G7 꼴찌로

입력 2021-09-13 17:15
국민일보 DB

미국 뉴욕의 한 병원에서 직원 30명이 코로나19 백신 의무 접종에 항의해 집단 사표를 냈다.

미국 매체 더힐은 뉴욕 북부에 위치한 루이스 카운티 종합병원이 의료진 부족을 이유로 9월 25일부터 출산 업무를 잠정 중단한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병원 측은 “30명이 사직서를 제출해 우리 병원에서는 신생아 분만을 중단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집단 사임은 뉴욕 내 모든 의료 종사자가 백신 접종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규정에 대한 항의로 알려졌다. 지난달 앤드류 쿠오모 주지사는 “모든 의료 종사자가 9월 27일까지 코로나19 첫 번째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루이스 카운티 종합병원의 사직자 30명 중 21명은 간호사, 치료사 등 임상 분야 종사자다. 병원 측은 병원 직원 중 27%가 백신을 접종 받지 않은 상태이며 접종 계획도 알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병원 측은 “의료 및 간호 직원, 계약 직원, 자원봉사자, 학생들을 포함한 모든 병원 직원들은 이 명령(백신 의무 접종)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루이스 카운티 종합병원보다 먼저 백신 접종을 의무화한 휴스턴 감리병원에서는 150명 이상의 고용인들이 백신 의무화에 반대해 사직하거나 해고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시내에서 개빈 뉴섬 주지사 소환을 요구하는 팻말을 달고 자전거를 탄 주민들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의무화에 항의하는 주민들 옆을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백신 의무화에 대해 일부 의료진이 강한 거부감을 표현하는 가운데, 미국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G7 중 꼴찌라고 12일 보도했다.

미국의 1차 접종률은 9일 기준 61.9%로 일본(62.16%)에 추월당했다. 뉴욕타임스는 2차까지 마친 접종 완료율은 아직 미국이 앞서고 있으나 이도 곧 추월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주요 원인은 정치·종교적 신념에 따라 백신을 거부하는 ‘안티백서’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연방공무원과 100인 이상 사업장의 백신 접종 의무화 등을 추진하며 백신 접종을 장려하고 있다.

김미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