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의 스페이스X, 이번엔 억만장자 태우고 사흘 우주여행

입력 2021-09-13 16:55
스페이스X의 우주 비행선 크루 드래건에 탑승하는 '인스퍼레이션4'의 민간인 탑승객 4명이 지난 10일(현지시간) 훈련을 마치고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재러드 아이잭먼, 시안 프록터, 셈브로스키, 헤일리 아르세노. 인스퍼레이션4 제공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기업 스페이스X가 이번에는 국제우주정거장(ISS)보다 높은 고도에서 지구 궤도를 도는 본격 우주관광에 나선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15일 민간인 4명을 우주선 ‘크루 드래건’에 태워 사흘 동안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 비행 프로젝트 ‘인스퍼레이션4’에 착수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 7월 우주 관광에 성공한 리처드 브랜슨, 제프 베이조스보다 시기적으로는 늦었지만 비행 기간과 궤도 높이에서 차원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선 우주 관광은 중력이 거의 없는 ‘극미 중력’ 상태를 몇 분 동안 체험하는 저궤도 비행이었다. 브랜슨은 자신이 설립한 버진갤럭틱의 비행선을 타고 86㎞ 상공에 올라간 후 지구로 귀환했다. 베이조스 역시 자신이 세운 우주 기업 블루오리진의 로켓에 탑승해 고도 100㎞ ‘카르만 라인’을 돌파한 후 돌아왔다.

반면 스페이스X의 목표 고도는 575㎞다. 400㎞ 높이에 떠 있는 ISS, 약 550㎞ 상공에서 궤도를 도는 허블 우주 망원경보다 높다. 또 크루 드래건은 음속 22배인 시속 2만7359㎞ 속도로 사흘 동안 지구 궤도를 비행하면서 약 90분마다 지구 한 바퀴를 돌게 된다.

우주선에는 민간인 4명이 탑승한다. 신용카드 결제처리 업체 ‘시프트4 페이먼트’의 창업자인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잭먼(38)은 지난 2월 스페이스X에 거액을 지불하고 좌석 4개를 전부 샀다.

나머지 탑승자는 10살 때 골종양 투병으로 왼쪽 다리에 의족을 하고 간호사의 꿈을 이룬 세인트 주드 아동연구 병원의 간호사 헤일리 아르세노(29),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비행사 모집에 세 차례 지원했던 애리조나 전문대학의 과학 강사 시안 프록터(51), 미 공군 출신으로 이라크전 참전 경력이 있는 록히드 마틴사의 데이터전문가 셈브로스키(41)다.

스페이스X는 15일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오후 8시 이전에 우주선을 쏘아 올릴 계획이다. 우주선은 플로리다주 인근 대서양에 착수하는 방식으로 귀환한다.

정우진 기자 uz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