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처럼 사랑 준 나라 없어” 감사 전한 아프간인들

입력 2021-09-13 16:53
13일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운동장에서 자가격리를 마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이 언론 인터뷰를 갖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지난달 한국에 입국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들이 “한국처럼 사랑을 준 나라가 없었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들은 아이들 교육 문제가 가장 큰 걱정이라면서 한국에 정착해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밝혔다.

아프간인들은 13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우리를 초대하고 사랑을 베풀어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말했다.

아프간 내 한국직업훈련원에서 교수로 근무했던 A씨는 “집과 삶을 포기하고 왔다. 아프간에서 대학 교수를 하면서 책도 쓰고 TV 인터뷰도 많이 했다. 아이들과 정착해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했다. 미군기지 내 한국병원에서 근무했던 B씨는 “한국 분들과 오래 일해 한국 언어와 음식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지방재건팀에서 근무했던 C씨는 “아프간에 있을 때 농업과 병원 관련해 한국 분들에게 많이 배웠다”며 “앞으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이들은 특히 입국을 도운 주아프가니스탄 대사관 김일응 공사참사관에게 “아버지처럼 도와주셨다”며 재차 감사를 표했다. 앞서 김 공사참사관은 아프간에서 긴급 철수할 때 “다시 데리러 오겠다”고 현지인 직원들에게 약속했고, 이후 다시 아프간으로 들어간 뒤 카불 공항에서 재회한 현지 직원을 부둥켜안은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일부 아프간인들은 인터넷 메신저를 통해 현지 가족들과 연락이 닿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아프간에서 여성들에 대한 모든 자유가 금지됐고 의료 및 경제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고 전했다. 한 아프간인은 “한국 정부가 탈레반과 교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탈레반 정부 밑에서는 아무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본격적으로 한국 생활을 하게 될 때 일자리와 교육, 거주지 문제가 제일 걱정된다고 했다. B씨는 “가장 큰 걱정은 교육적인 부분”이라며 “일자리와 교육 관련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으로는 ‘안전’을 언급했다.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운동장에서 자가격리를 마친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 자녀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 취재단

지난달 말 한국에 입국했던 아프간인 390명은 지난 10일 자가격리에서 해제됐다. 입국자 중 60% 이상이 미성년자다. 자가격리를 마친 아이들은 이날 오전 인재개발원 잔디밭에서 축구 등 야외활동을 했다. 이들은 인재개발원에 10월말까지 머물고 이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총 5개월 동안 사회적응 교육을 받는다. 유복렬 법무부 국적·통합정책 단장은 “의사, 컴퓨터 교수 등 전문직 종사자들이 많아 한국 사회 적응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