냄새로 코로나 확진자 찾는다! 탐지견 도입한 美 공항

입력 2021-09-13 12:01 수정 2021-09-13 13:21
워싱턴포스트 캡처

미국 마이애미 공항에서 냄새로 코로나19 확진자를 찾아내는 탐지견을 도입해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국제공항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탐지견을 시범 도입했다고 전했다.

탐지견은 7살 된 개 2마리다. 한 마리는 벨지안 말리노이즈의 ‘코브라’이고, 나머지 한 마리는 더치 셰퍼드의 ‘원베타’이다. 코브라와 원베타는 보안 검색대에 배치돼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번 시범사업에 참여한 코브라는 이전에 식물의 질병을 감지했던 이색 이력도 소유하고 있다. 코브라는 아보카도 나무를 죽이는 질병의 냄새와 하와이에서 신성한 것으로 여겨지는 토종 나무를 파괴하는 질병의 냄새를 맡고 감지할 수 있도록 훈련받아왔다.

워싱턴포스트는 “코가 예민한 이 개들은 미국에서 가장 바쁜 공항 중 하나인 마이애미 국제공항 시범 사업에 참여한다”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고용된 첫 번째 개들”이라고 전했다.

탐지견들은 코로나19로 체내 신진대사가 변화면서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냄새를 찾는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사람의 호흡과 땀으로 배설되는데, 이를 탐지견들이 맡고 지목하는 것이다. 탐지견이 지목한 사람은 신속하게 코로나19 검사를 받도록 요청된다.

훈련중인 탐지견. 워싱턴포스트 캡처

코로나19 탐지견 시범사업은 작년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직후 탐지견 연구를 시작한 플로리다국제대(FIU) 케네스 G 펄튼 교수 연구팀이 지원하게 됐다. 펄튼 교수는 탐지견들의 테스트 결과 코로나19 탐지 정확도가 96~99%라고 밝히면서 탐지견 원베타와 코브라의 정확도는 각각 98.1%, 99.4%에 달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개는 인간보다 50배 많은 후각 수용체를 갖고 있어 약물과 폭발물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당뇨병 환자의 혈당 수치 변화, 특정 유형의 암 같은 질병의 냄새를 맡는 데 오랫동안 동원돼 왔다.

워싱턴포스트 캡처

FIU의 펄튼 교수는 “공항의 기존 시스템은 감지가 즉각적으로 이뤄지는 동물의 편리함을 따라갈 수 없다”고 말하면서 탐지견이 더 광범위하게 배치되면 코로나19 감염자를 찾아내는 데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탐지견들은 현재 공항 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탐지업무를 맡고 있으며, 몇 주 안에 공항 직원뿐 아니라 공항 이용자들에게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개를 이용한 코로나19 탐지는 확장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탐지견 훈련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개들이 탐지견 업무를 하기 위해 충족해야 하는 기준 역시 복잡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마이애미국제공항이 코로나19 탐지견을 도입한 첫 사례이지만, 이미 세계 각지에선 코로나19 탐지견을 도입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와 핀란드에서는 작년 여름부터 코로나19 탐지견을 배치했고 작년 9월에는 독일과 칠레에서도 시범적으로 탐지견을 투입했다.

그 외에도 아랍에미리트는 올해 3월부터 ‘특별 경찰견 부대’를 창설해 주요 행사에서 코로나19 감염자를 찾아내고 있다.

노혜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