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캐스퍼 양산… 연말까지 1만2000대

입력 2021-09-13 11:37 수정 2021-09-13 13:06

노사상생 ‘광주형 일자리’를 실현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신차 ‘캐스퍼’ 대량 생산에 돌입한다. 지난 2019년 1월 광주시와 현대차가 숱한 우여곡절 끝에 투자협약·노사민정 상생 협약서에 서명한 지 2년 8개월 만이다.

13일 광주시에 따르면 사회통합형 광주형 일자리 첫 모델인 GGM이 오는 15일 빛그린산단에서 캐스퍼 양산 기념식을 개최한다.

GGM은 최대주주(지분 21%)인 광주시와 2대 주주 현대차(19%)가 공동출자해 노사민정 대타협을 전제로 설립한 완성차 생산 합작법인이다. 연말까지 1만2000대, 내년부터 7만 대 이상의 완성차를 생산할 예정이다.

GGM은 주당 44시간의 근로시간과 평균 연봉 3500만 원의 적정임금을 뼈대로 근로자에게는 안정적 일자리, 투자기업에는 합리적 수익을 보장하는 ‘광주형 일자리’에서 출발했다. 지역사회의 청년 일자리 부족 현상과 완성차 업계의 고질적 ‘고임금 저생산성’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방안이다.

GGM은 노사상생 토대 위에서 현대차 위탁을 받아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캐스퍼를 온라인 판매한다. 이에 따라 GGM 양산체계 가동은 현대차뿐 아니라 34개 기관·기업이 투자자로 참여한 국내 최초 사회통합형 광주형 일자리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는 의미가 있다.

친환경·디지털·유연화라는 3대 원칙을 내세운 GGM은 자동차 시장의 혁신적 변화를 감안해 전기차·수소차 생산라인으로 신속히 전환할 수 있는 최첨단 시스템을 갖췄다. 첫차 캐스퍼는 2대 주주 현대차가 판매·서비스를 전담한다.

GGM이 들어선 빛그린산단에는 국내 유일의 친환경 자동차 부품인증센터가 입주했다. 친환경 자동차 부품클러스터, 무인 저속특장차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돼 명실상부한 국내 미래형 자동차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GGM 최대주주 광주시는 공공·민간 임대주택, 노사동반성장센터, 거점형·공동직장 어린이집, 개방형 체육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임금은 줄지만, 지역 일자리를 늘리는 GGM의 연착륙을 돕기 위해 주거·보육·체육시설 등 지자체 차원의 후생복지 혜택을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 첫 모델인 GGM은 2014년 당시 민선 6기 윤장현 시장이 ‘적정임금’ ‘적정노동’ ‘노사책임경영’ ‘원·하청 관계개선’ 등 4대 의제를 내세워 제시한 ‘좋은 일자리’ 공약이 모태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광주형 일자리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나섰고 이후 광주지역 노·사·민·정이 머리를 맞댄 끝에 4년여 만에 결실을 거뒀다.

GGM은 1998년 삼성자동차 준공 이후 23년 만에 국내에서 완성차 공장을 준공하고 처음 온라인 판매되는 캐스퍼를 대량 생산하게 됐다. 캐스퍼는 스케이트보드를 뒤집어 착지하는 기술로 자동차 시장의 변혁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GGM은 그동안 539명을 채용한 데 이어 연 10만대 생산 기준 정규직 500여 명을 추가 고용할 예정이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마음 편히 일하고 기업하기 좋은 노사 상생 도시를 만들자는 일념으로 달려왔다”며 “근로자가 존중받고 더 많은 청년 일자리가 생기도록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