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충남 서천군의 ‘100원 택시’를 “신의 선물”이라고 극찬한 데 대해 서천군수가 “어르신들 덕에 감사한 일을 겪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NYT는 11일(현지시간) ‘신이 내린 선물, 한국 농촌의 9센트(100원) 택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00원 택시는) 외딴 마을에 살며 차가 없는 노인들을 위해 고안된 사업”이라며 “이 사업은 너무나 성공적이어서 서천군 모델은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다른 지역으로 퍼져 한국 농촌의 대중교통에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2013년 도입된 ‘100원 택시’ 사업의 정식 명칭은 ‘희망택시’다. 버스 정류장까지 700m 이상 걸어야 하는 마을 주민이 사용할 수 있다. 승객은 100~1500원만 내면 되고, 나머지 요금은 군이 부담한다. 원래대로라면 1만원에서 2만5000원 정도의 요금을 내야 할 거리다.
서천군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버스 노선이 폐지되는 등 주민의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이 생기자 희망택시 사업을 시작했다. 희망택시 사업에 드는 예산이 버스 노선 유지에 필요한 보조금 등의 비용보다 훨씬 적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희망택시 사업엔 연간 약 1억8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서천군의 시도가 성공하면서 비슷한 사업이 전국 각지에서 추진됐다. 정부는 지난해에만 270만명 정도의 승객이 희망택시와 유사한 서비스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했다. 일부 지역에선 임산부 등 다른 교통약자에 대한 서비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사업 시행 이후 농촌 지역 주민들의 외출이 2배 이상 늘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외신과 국내 언론의 찬사가 쏟아지자 서천군수도 직접 소감을 전했다. 노박래 서천군수는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맨 처음 (희망택시의) 제도화가 그렇게 쉬운 게 아니었다. 법 규정 근거가 있어야 하고, 또 어르신들과 택시기사분들도 어느 정도 만족을 해야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 군수는 이어 “오지에 사는 어르신들이 고령에 몸은 불편한데 버스 배차 시간은 간격이 크고, (그래서 희망택시를) 어르신들이 굉장히 좋아하셨나 보다. 그래서 기자분들한테 그런 감정을 더 표시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진행자가 ‘일부 승객이 이 서비스를 지나치게 많이 이용하는 등의 부작용은 없느냐’고 묻자 노 군수는 “그렇지 않다. 병원에 급하게 간다든지, 이런 경우 말고는 같이 (택시를) 이용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도시 생각과 시골 정서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