洪 “성폭행 자백범? 일벌백계” 하루만에 “참겠다” 왜?

입력 2021-09-12 13:53 수정 2021-09-12 14:29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국민의힘 대선주자 홍준표 의원.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12일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캠프에서 자신을 ‘성폭행 자백범’이라고 저격한 것을 두고 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자고 나서 다시 생각하니 이 지사 측 대변인의 허위 성명에 대해 이번에는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인들 성명에 고소·고발로 응징하기보다 국민적 판단에 맡기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지사 측은 홍 의원의 돼지발정제 논란을 언급하며 그를 성폭행 자백범이라고 저격했다. 이에 홍 의원은 전날 “더 이상 묵과할 수도 없고 참기도 어렵다”며 “차제에 이런 작태는 뿌리 뽑기 위해 허위사실 공포로 선거법을 위반하고 명예훼손 했다는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예고했었다.

홍 의원은 “어떤 말도 듣겠다. 어떤 모욕도 대통령이 되기까지 참겠다”면서 “그만큼 정권교체가 절박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기사 삶은 소대가리 소리 듣고도 가만히 계시는 분도 있는데 그 정도는 참아야겠지요”라고도 했다. 지난 3월 북한이 담화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삶은 소대가리’라고 조롱했지만 정부는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홍 대표의 발언은 이를 비꼰 것이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0일 대구 서문시장을 찾아 시장을 살펴보고 있다. 홍준표 캠프 제공

홍 의원과 이 지사의 공방은 지난 10일 홍 의원이 이 지사를 겨냥한 발언에서부터 시작됐다. 홍 의원은 당시 대구 기자간담회에서 이 지사의 이른바 ‘형수 욕설’ 논란을 저격하며 “대통령이 성질나면 막말은 할 수 있지만 쌍욕하는 사람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며 “본선에 들어가 선거 시작 사흘 동안 이 지사가 한 쌍욕을 틀면 그냥 선거 끝난다. 전 국민이 이를 듣고 어떻게 이 지사를 뽑겠느냐”고 했다.

이에 전용기 대변인은 “성폭행 자백범이 할 말은 아니지 않나”라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과거 장인어른을 ‘영감탱이’라고 욕했던 홍 의원”이라며 “부모를 욕하던 홍 의원이 부모를 욕보이는 가족에게 항의한 이 후보를 욕할 일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홍 의원은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포해 법률상 유죄가 되면 무조건 국회의원직은 박탈된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돼지발정제 논란에 대해 “50여년 전 대학교 1학년생 때 하숙집에서 있던 에피소드를 2006년 제 자서전에 쓴 내용”이라며 “제가 한 것도, 공모한 것도 아니다. 하숙생 그들끼리 한 일을 말리지 못해서 잘못했다는 취지로 쓴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