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에 두고 ‘깜빡’…美 한살배기의 안타까운 죽음

입력 2021-09-12 05:05 수정 2021-09-12 05:05
'Kids and Car Safety' 트위터 캡처

미국에서 9시간 넘는 시간 동안 달궈진 차 안에 방치됐던 한 살배기 여아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10일(현지시간)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의 한 아이 엄마 A씨는 지난 9일 오전 8시30분쯤 5세, 3세, 1세 세 자녀를 어린이집에 맡기기 위해 아이들을 차에 태워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하지만 A씨는 두 명의 아이만 내려주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실수로 한 살 딸을 차에 남겨뒀다.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 보안관실 대변인은 뉴스위크에 A씨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차를 바꿔 타고 평상시처럼 용무를 보러 떠났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날 오후 6시가 다 됐을 무렵 아이들을 찾으러 어린이집으로 갔고, 그제야 막내 아이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이의 행방을 찾는 A씨에게 어린이집 직원은 아이를 맡긴 기록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아기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지 9시간이 훌쩍 지난 오후 6시, 결국 아기는 등원을 위해 탔던 A씨의 차량 바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한 살배기가 발견된 차량 내부.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경찰은 “아이의 어머니가 세 아이를 모두 어린이집에 내려줬다고 착각한 나머지 차량을 제대로 훑어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당일 낮 최고기온은 35도에 달했고, 이 때문에 차량 내부 온도는 최대 50도에 이르렀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은 차량 내부의 고온과 산소 부족 등으로 추정된다.

현재 해리스카운티 보안관 사무실은 해당 사건을 조사 중이며, A씨에게 고의성이 없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조사가 완료되는 대로 A씨에 대한 고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 어린이 안전사고예방단체인 키즈앤카즈는 이 사건이 올해 들어 20번째로 일어난 어린이 차량 사망사고라고 발표했다.

해마다 미 전역에서 뜨거운 차량 안에 방치된 어린이가 사망하는 사건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 단체는 매년 평균 39명의 어린이가 이런 사고로 사망한다고 보고했다. 키즈앤카즈 대표는 최근 성명에서 “뜨거운 자동차에서 아이가 사망하는 사고는 아무도 자신에게는 일어날 것이라고 믿지 않기 때문에 계속 발생하고 있다”며 “책임감 있고 세심한 부모에게도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