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센 접종자 불안 급증… 美, 얀센 부스터샷 포함 안돼

입력 2021-09-11 14:58 수정 2021-09-11 14:59
지난 6월 10일 오전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한 코로나19 백신접종 위탁 의료기관에서 한 시민이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화이자 백신 등이 2회 접종해야 하는 것과 달리 얀센 백신은 한 번만 맞으면 접종이 완료된다. 연합뉴스

세계 각국이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을 잇따라 승인하고 있는 가운데 1400만명에 달하는 미국의 얀센 백신 접종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WP에 따르면 현재 백신 수급이 가능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부스터샷 접종 결정이 확대되고 있지만, 얀센 백신은 이에 포함되지 않았다.

독일, 프랑스, 이스라엘 등 이미 부스터샷 접종을 시작했거나 도입이 확정된 유럽국가에서도 얀센 백신은 명단에 오르지 못했다. 현재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은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부스터샷 사용을 승인했으며, 이탈리아는 면역 취약층과 고령층에 화이자와 모더나 백신의 추가접종을 허가했다.

미국 역시 오는 20일부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우선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의 추가 접종만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재닛 우드콕 FDA 국장 권한 대행과 로셸 윌렌스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얀센 백신에 대한 자료를 더 많이 검토해야 부스터샷 접종 백신 명단에 이를 포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차 접종으로 끝나는 얀센 백신은 접종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효과에 대한 연구도 더디다.

미국 보건 당국은 혼합 백신 접종을 권하지 않고 있어 다른 백신을 통한 부스터샷 접종도 어렵다. 첫 백신을 얀센 백신으로 맞았다면 부스터샷도 같은 백신으로 맞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얀센 백신을 접종한 1400만명의 사람들은 부스터샷 접종을 위해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얀센 백신은 1회 접종만으로도 최소 8개월간 면역 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초저온 보관시설도 필요 없어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델타 변이가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얀센 백신 접종자들이 돌파 감염에 취약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돌파 감염이란 백신을 접종해도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을 말한다.

국민일보DB

국내에서도 지난달 30일까지 발생한 돌파 감염 추정 사례 3800여건 중 얀센 백신 접종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백신 종류 중에서도 얀센이 돌파 감염 발생률이 0.131%로 가장 높았다. 아스트라제네카 0.042%, 화이자 0.023%, 모더나 0.008%보다 높다.

현재 한국이 확보한 얀센 백신 물량은 801만회분으로 이 중 151만4000회분이 국내에 도입됐다. 이 물량은 지난 6월 예비군·민방위 대원을 중심으로 접종이 이뤄졌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7일 오전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얀센에서 돌파 감염이 높게 보고되는 건 맞다”며 “다만 4차 유행은 20~30대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얀센 접종 대상자 중에서 유행이 컸던 영향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종류별로 어떤 간격으로 어떤 백신을 접종할지에 대해 전문가들과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