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의원실 보좌진들 사이에서 “의원 때문에 보좌진만 직장을 잃게 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0일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숲’의 한 작성자는 “잘못은 영감이 했는데 짤리는 건 보좌진”이라며 “잘못한 영감은 사표 내도 당에서 안 받아준다고 하는데 잘못도 없는 보좌진은 명절 일주일 앞두고 생계를 잃었다”고 적었다.
이어 "될 가능성도 없어 보이는 대권이 더 절박할까,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은 소시민이 더 절박할까"라고 덧붙였다.
여의도 옆 대나무숲은 국회 사무처와 정당 관계자나 국회의원 보좌진들이 직원 인증을 해야 사용할 수 있는 익명 게시판이다. ‘영감’이 보좌진들이 보통 의원을 부를 때 사용하는 단어라는 점 등을 고려하면 글 작성자 역시 보좌진으로 추측된다.
다른 작성자 역시 “의원실 직원들 목날리고, 장렬하게 나 죽겠다고 배째는게 멋있다고 생각되냐”며 “5선이나 초선이냐 정치적 정박아(정신박약아)들에게 선수란 의미가 없다”고 꼬집었다.
5선은 이 의원을, 초선은 지난달 ‘부친 투기 의혹’으로 의원직을 던진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이 전 대표는 8일 정권재창출에 임하는 결연한 자세를 보이기 위해서 종로구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어 사퇴서도 제출했고, 다음날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사람을 보내 집기류도 정리했다. 사퇴 선언을 번복하지 않겠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인 셈이다. 당시 의원실 보좌관 전원 역시 면직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낙연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9일 오후 서면 논평을 통해 “보좌진들의 면직 절차는 보좌진협의회의 권고에 따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보좌진 면직 문제와 관련해선 양해를 구했다”면서 “의원직 사퇴가 이뤄질 때까지는 보좌진 면직도 처리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