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아파트 붕괴 사고 희생자의 신분을 도용해 카드 사기 등을 저지른 일당이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 검찰은 신분 도용, 사기 공모, 신용카드 불법 거래 등의 혐의를 받는 뱃시 알렉산드라 카초 메디나(30), 로드니 슈트(38), 킴벌리 미셸 존슨(34) 등 3명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일당은 사고 희생자 중 사망자 5명, 생존자 2명 등 최소 7명의 신원을 사칭했다. 언론 보도를 통해 희생자들의 이름과 생년월일을 파악해 대체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했다.
이들은 7월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28건의 현금 인출을 시도했고, 경찰 수사 과정에서 플로리다주 대형 쇼핑센터 내의 현금인출기 인근에 설치된 CCTV에 범행 장면이 포착됐다. 절취한 돈으로 고가의 브랜드 제품을 구입하고, 희생자를 사칭해 새로 발급한 신용 카드로 BMW를 구매했다. 또한 자신이 플로리다 건물 붕괴 사고의 생존자라고 사칭하며 붕괴된 건물 안에 소지품이 있다고 말하며 대체 신용카드를 발급받고 개인식별번호를 알아내는 등의 수법을 썼다.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2주가 지난 후 가족의 신고로 이들에 대한 수사가 시작됐다. 금융기관으로부터 희생자의 이메일로 대체 신용카드 발급 요청 등이 접수됐다는 확인 메일을 받고 이상한 낌새를 느낀 가족이 신고한 것이다.
이들은 이전에도 여러 차례 체포됐던 전력이 있다. 킴벌리 미셸 존슨은 경범죄, 가중 폭행 및 경미한 절도 혐의로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받았었다. 로드니 슈트는 강도, 위조 신분증 소지 등의 혐의로 체포됐던 적이 있다.
수사를 지휘한 캐서린 페르난데스 런들 지방검사장은 “이들은 98명이 사망한 비극적인 사고를 돈을 벌 기회로 악용하는 일을 저질렀다”며 “사이버 무덤 도굴꾼”이라며 비난했다. 또한 “다른 희생자 가족들도 신분 도용 피해가 의심되는 경우 수사 기관에 신고해 달라”며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