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사퇴’ 여부 질문에…윤석열 “제가 안했는데, 가정해서 묻지 마라”

입력 2021-09-10 18:08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0일 국민의힘 대선후보 압박면접에서 ‘송곳 질문’을 받았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금천구의 한 스튜디오에 열린 행사에 참여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를 비롯한 3명의 면접관들과 ‘고발 사주’ 의혹 등을 놓고 날선 신경전을 펼쳤다.

다음은 윤 전 총장과 진 전 교수 등 면접관들과의 일문일답.

▲진중권: 손준성 검사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발장과 판결문을 넘긴 것은 사실로 보인다. 검찰에 휴대전화도 제출된 상태다. 증거가 왜곡된 건 아니라는 사실에서 출발해야 하는데 무조건 여당의 공작정치라고 몰아붙이고 있다. 문제가 나오면 정치공세로 몰아서 빠져나가려는 것 아닌가.

◎윤석열: 전혀 모르는 일이다. 처음 보도된 후에 누가 저에게 기사 링크를 보내줬는데 ‘고발 사주’라는 걸 보고 기업 사주를 말하는 줄 알았다. 당시 대검에 제가 배치했던 사람을 전부 쫓아냈고, 서울중앙지검 주요 수사·공판 관련 검사들도 전부 지방에 보낸 상태였다. 사주라는 것도 높은 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센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 하는 거다. 검찰총장이 국회의원 백 수십명의 미래통합당에 사주했다는 것 자체가 악의적인 공작 프레임이다.

▲진중권: 문제가 되는 건 손 검사와 김 의원 사이에 오간 게 있지 않느냐는 거다.

◎윤석열: 두 사람은 동기니까 통화도 할 수 있지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간다. 저의 처 사건(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한동훈 검사장 사건(채널A 사건)을 한 고발장에 넣었다. 아예 내용이 다르다.

▲진중권: 손 검사로부터 김 의원에게 뭔가 갔다는 건 인정하나.

◎윤석열: 아니다. 손 검사도 아니라고 하고, ‘손준성 보냄’ 글꼴도 이상하다. 변형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언론에 나왔다. 검사가 작성한 고발장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진중권: 손 검사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뒤늦게 얘기했고, 김 의원도 말이 계속 바뀐다. 둘 사이에 뭔가 있었을 거라는 게 합리적 의심이다. 수사를 많이 해보지 않았나.

◎윤석열: 수사라는 것도 증거를 갖고 판단하는 것이지 감으로 밀어붙이는 게 아니다. 내용을 보면 지난해 4월 3일 벌어진 일이 당일 고발장에 들어갔다. 판결문도 의혹이 간다. 저 자신이 보고받은 적이 없고 알지 못한다.


진 전 교수와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윤 전 총장과의 관련성이 입증될 경우 후보직 사퇴나 대국민 사과를 할 의향이 있는지도 캐물었다.

▲진중권: 만약 윤석열 후보가 지시한 정황이나 증거가 나오면 사퇴할 의향 있나.

◎윤석열: 제가 안했는데 그걸 가정해서 (질문하면) 그런 답변 자체가 맞지 않는다.

▲김준일: 포렌식을 해서 손 검사가 고발장 초안을 준 게 확인되면 검찰총장으로서 관리 책임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나.

◎윤석열: 이미 제가 그만두고 나왔지만 명확하게 확인이 된다면 손 검사 아니라 대검의 어느 직원·검사라 하더라도 검찰총장으로서 살피지 못한 부분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할 수 있겠지만 현재는 진행중이다. 그래서 빨리 조사하라는 입장이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