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시정질문 도중 발언 기회를 주지 않는다며 본회의장을 퇴장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일침을 가했다.
김 의장은 10일 제302회 임시회 4차 본회의 시작에 앞서 “지난 3일 시정질문 도중 오 시장의 돌발행동으로 인해 의사진행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못한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김 의장은 시정질문과 관련한 서울시의회 조례를 일일이 언급하며 “의회는 무엇이든 질문할 수 있고 누구에게든 답변을 요구할 수 있다. 시장이 본회의에서 발언하려면 미리 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오 시장은 이 모든 조항을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장은 또 “오 시장은 답변을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발언대에) 나섰다. 발언권을 얻지도 않고 당장 발언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며 “뒤에 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재차 설명하는데도 협박에 가까운 떼쓰기로 회의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고 질타했다. 이어 “본회의 출석을 요구받은 본분을 잊고 무단으로 회의장을 이탈했다”며 “시장이 사과하겠다고 해서 발언기회를 드렸더니 진정한 사과는 없고 오히려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하는 비상식적인 행동을 반복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법을 만드는 곳에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법을 어겼다. 그날 시장의 가벼운 처사는 단지 조례만 위반한 것이 아니라 천만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동이었고 30년 지방의회의 역사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일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의회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시민을 대신해 시정을 철저히 감시하고 견제하라는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를 강조했다.
김 의장은 “수레바퀴 하나 빼놓고 먼 길 갈 수 없다. 9월 3일 시장의 행동이야말로 언페어하고 반칙”이라며 “상생과 협치는 어느 한 쪽 만이 하는 것이 아니다. 또 한 번 이런 무례한 행동으로 시민들께 상처를 준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