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23개월 여아가 집 앞에서 유괴당했다가 3일 만에 구조됐다. 경찰이 아이 아빠의 친구 A씨를 용의자로 지목하자 A씨는 아이를 유괴한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숲의 정령이 친구의 딸을 바치라고 했다”는 황당한 주장을 했다. 수사 초기 약물 중독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경찰은 그가 인신매매단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방콕포스트 등 태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A씨는 “아이를 데려가 숲속 동굴 근처에 두고 왔다”며 아이를 두고 온 위치를 지목했다. 그러면서 “숲 속의 정령들이 내게 아이를 혼령들을 위한 제물로 바치라고 해 숲으로 데려갔다”는 황당한 주장을 해 태국 사회의 공분을 샀다.
그러나 10일 현지 언론 보도에 추가된 내용을 종합해보면, 경찰은 A씨가 인신매매 조직에 가담된 것으로 의심하고 이와 관련된 남자 2명과 여자 1명을 구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약물 중독 의혹과 함께 범인의 단독 행동이 아니었을 것을 의심하던 중 “유괴된 아이가 인신매매 네트워크의 특정 표적이었다”는 한 소식통의 제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한 것이다.
태국 NGO 미러 재단의 실종자 정보 센터에 따르면 태국에서 발생한 아동 유괴 사건 중 영적 희생과 관련된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다. 실종 아동의 대부분은 상업적 착취나 가족 갈등으로 인한 인신매매와 관련이 있었다.
아이를 되찾은 엄마는 울음을 터뜨리며 “딸이 집에 안전하게 돌아오길 밤낮으로 기도했다. 살아 있어서 너무 기쁘다. 나는 아이가 집에 무사히 돌아오는 것을 보기 위해 내 삶을 바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를 찾는 데 도움을 준 분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며 다시는 아이를 잃어버리지 않겠다”고 전했다. 아이는 현재 병원으로 옮겨져 검사를 받고 있으며 이후 정신 상담도 진행될 예정이다.
천현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