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1사단서 가혹행위 폭로…軍 “즉시 분리조치”

입력 2021-09-09 21:11
'육군 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계정에 올라온 해병대 1사단 후임병 가혹행위 관련 사진. 페이스북 캡처

경북 포항시에 있는 해병대 1사단에서 선임병들이 후임병을 때리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군 당국은 “즉시 가해자와 피해 장병을 분리조치했다”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정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는 9일 자신을 해병대 1사단에 복무 중인 장병의 형이라고 밝힌 제보자의 글이 올라왔다.

이 제보자는 “제 동생이 지금 해병대 근무 중인데 선임병 4명이 각각 정강이 걷어차기, 복부 가격, 빠따(야구 배트)로 구타, 뺨 가격, 인격 모독, 차량에 있는 시가잭으로 팔 지지기 등(의 가혹행위를 했다)”며 “안 보이는 곳만 치밀하게 때려 증거를 남기지 않으려 하며 수없이 많은 만행들을 저질러서 현재 군 내부에서 징계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제보자는 또 “제 어머니도 이 소식을 들으시고 하루 내내 제 앞에서 오열하셨다. (동생이) 실수를 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있었을까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제 동생은 실무에 간 지 이제 한 달여 밖에 되지 않았고 청소시간에 맨손으로 소변기를 청소할 정도로 열심히 군 생활을 했다”며 “매번 힘들다고 할 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현실이 너무 가슴 아프다. 제발 공론화가 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해병대 1사단은 “해당 부대는 지난 8일 자체 부대진단 중 피해 장병이 지휘관에게 개별면담을 신청하여 관련 내용을 식별했고, 즉시 가해자와 피해 장병을 분리조치했다”고 밝혔다.

또 해당 사안은 현재 군사경찰에서 조사 중이며, 유사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당 부대에 대한 특별 부대진단 및 병영문화혁신 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안명진 기자 a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