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한국 청년구직단념자 5년새 18%↑…청년 경제활동 부진”

입력 2021-09-09 17:12
청년 실직 그래픽. 국민일보 DB


우리나라 청년들의 고용이 저조한 탓에 구직을 단념하는 청년들이 5년 새 3만명 넘게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하더라도 고용 전망은 어두워 ‘고용 없는 경기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와 통계청 데이터를 활용해 우리나라 고용시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15~29세) 고용률이 42.2%로 주요 5개국(G5) 평균(56.8%)보다 14.6%포인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우리나라 청년 경제활동참가율(46.4%)도 저조해 G5 평균(62.5%)에 한참 못 미쳤다.

‘고용절벽’에 구직을 단념하는 청년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한경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청년 구직단념자는 21만9188명으로, 2015년 18만5254명에 비하면 18.3%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체감실업률도 25.1%에 이르러 청년층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청년 구직단념자들의 구직단념 이유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33.8%)가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경기가 회복하더라도 고용 전망은 여전히 흐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이날 발표한 ‘지난 10년(2011~2020)간 주요 고용지표 국제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2011~2019년)부터 우리나라 주요 고용지표가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총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우리나라의 고용률은 OECD 평균 고용률보다 1.9%포인트 낮았는데, 우리나라 고용률이 2015년 이후 66%대에서 정체되면서 OECD 평균과 격차(하회폭)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청년층 일자리 확대를 위해 노동 규제 완화, 영세 기업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한 일자리 자체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경연은 “청년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구직단념 청년들이 급증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노동 규제를 완화해 기업 고용 부담을 완화하고,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부가되는 차별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