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봉준호·구교환을 살려라’ 단편 신인 감독 선보이는 ‘스토리업 쇼츠’

입력 2021-09-09 15:50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은 대학 시절 찍은 18분짜리 단편영화 ‘백색인’이었다. 현실에선 무수히 많은 독립·단편 영화들이 있지만, 영화제 등 특별한 기회를 제외하고는 일반 영화관에서 이를 찾아보기 힘든 게 현실이다. 유망 신인 감독들의 단편 영화를 일반 상영관에서 대중에게 소개하는 ‘스토리업 쇼츠’가 의 기획으로 오는 11일 시작해 격월로 열린다.


CJ문화재단은 11일 서울 CGV아트하우스에서 제1회 ‘스토리업 쇼츠’ 단편영화 상영회를 연다고 밝혔다. 두 개의 섹션으로 나뉘어 각각 3개의 단편 영화를 상영한다. 최근 2년간 영화제에서 뛰어난 작품성과 대중성으로 호평받은 50여 개의 작품 중 6개의 작품을 골라 선보일 예정이다.

오후 3시에 상영하는 첫 번째 섹션은 ‘이름들에게’를 주제로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지 못하고 엄마·아내·며느리·딸로만 호명되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18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김덕근 감독의 ‘나의 새라씨’, 제48회 서울독립영화제 본선 단편 경쟁부문에 입선한 김보람 감독 ‘자매들의밤’ , 제17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국내 경쟁 대상작인 김선경 감독 ‘기대주’ 등이 차례로 상영된다.

오후 6시에 상영하는 두 번째 섹션은 ‘멀고도 가까운’이라는 주제로 타인과의 관계를 다룬 단편을 모았다. 한승엽 감독의 ‘왜냐하면 오늘 사랑니를 뽑았잖아요’는 사랑니를 뽑은 이가 누군가한테 위로받고 싶은 막연하면서도 보편적인 마음을 담았다. 김소형 감독의 ‘우리의 낮과 밤’은 제19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은 작품으로 일 때문에 하루에 한 시간만 볼 수 있는 남녀의 이야기를 다뤘다. 송현주 감독의 ‘어제 내린 비’는 인터넷에 퍼진 한 동영상 때문에 결혼을 앞둔 커플에게 생긴 갈등을 다뤘다.

CJ문화재단 관계자는 “국내 독립예술영화 제작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어느 때보다 침체돼 있는 상황이라서 기획하게 됐다”고 취지를 밝혔다. 지난해 독립영화는 357편 만들어져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전년도에 비해 13% 감소했다. 게다가 지난해 전체 영화 개봉 편수 1693편에서 독립예술영화의 비율이 21%로 전년 대비 2.5% 포인트 감소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코로나19로 인한 영화산업의 침체가 독립예술영화에 더 크게 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19회째를 맞는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는 ‘광화문국제단편영화제’로 이름을 바꾸고 다음 달 14일 광화문 일원에서 개막한다. 2003년을 시작으로 영화제의 거점이었던 ‘광화문’을 새이름으로 삼아 오랜 기간 단편영화 축제의 상징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영화제 측은 밝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