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병사가 시위에 나선 여성을 향해 채찍을 휘두르는 등 만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탈레반은 지난 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지 3주 만에 과도정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 인선에 여성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고 여성 관련 정책도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탈레반 과도정부 구성안에 여성이 배제되자 분노한 아프간 여성들이 카불 거리에서 시위를 벌이자 이들을 향해 채찍과 몽둥이를 휘두르는 일까지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탈레반 조직원들이 지난 8일 카불에서 시위를 하는 여성들을 향해 채찍과 몽둥이를 휘둘렀다고 전했다. 한 여성 시위자는 CNN에 “탈레반이 우리를 채찍으로 때리면서 집에 가서 이슬람의 통치를 받아들이라”고 말했다고 호소했다.
탈레반은 당시 시위를 취재하는 기자들에게도 폭행을 가하고, 일부 기자를 감금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은 아프간 정치, 경제, 사회에 참여할 권리를 요구했다. 이들은 “여성에게 자리가 없는 정부는 없다”“내각에 여성을 포함해달라”“90년대로 돌아갈 수 없다”는 구호를 외치며 저항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이후 여성 차별 사례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탈레반 교육당국은 지난 4일 아프간 사립대학에 다니는 여성들에게 목부터 전신을 가리는 검은 색 이바야를 입고 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가리는 니캅을 써야 한다는 규정을 발표했다. 탈레반 정부는 또 “여성에게 스포츠는 부적절하고 불필요하다”며 스포츠 참여도 금지했다.
아프간을 장악하며 한 약속에 위배되는 탈레반의 여성 억압 정책이 현실화되면서 폭력 진압 속에서도 이에 저항하는 여성들의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