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못참겠다 결혼 좀 하자’ 예비부부들 화환 시위

입력 2021-09-09 13:29 수정 2021-09-09 14:36
권현구 기자 stoweon@kmib.co.kr

결혼식과 관련된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반발한 예비부부들이 ‘화환 시위’에 나섰다.

전국신혼부부연합회(연합회)는 9일 오전 8시쯤부터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원에 화환 30개를 설치했다.

길게 늘어선 근조화환에는 ‘답도 없는 결혼식 방역’, ‘못 참겠다! 결혼 좀 하자!’, ‘빛나지 못한 결혼식, 빚만 가득한 결혼식’ 등 결혼식과 관련한 정부의 방역 대책에 항의하는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

권현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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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환 앞에서는 연합회 회원들이 ‘우리는 형평성에 맞는 방역지침을 원합니다’라고 쓴 피켓을 들고 릴레이 1인 시위를 했다. 당초 연합회는 정부서울청사 앞 담벼락에 화환을 설치할 계획이었으나 경찰이 이를 막으며 세종로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4단계에서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결혼식의 경우 최대 99명까지 참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종전보다 참석 허용 인원수가 늘어났지만, 연합회는 다른 다중이용시설 지침과 비교해 형평성이 떨어진다며 개선을 요구했다.

연합회는 특히 예식장 예약 시 관행처럼 이뤄지는 최소 보증인원 계약에 대한 대처가 없는 점, 예식 참석자에게 백신 인센티브가 적용되지 않는 점 등을 지적하며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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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환은 연합회 회원들의 자발적 기부금 200여만원으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회는 예비부부와 신혼부부 등 6000여명으로 구성돼있다.

앞서 연합회는 입장문을 내고 지난 6일부터 적용되고 있는 방역 지침과 관련해 “(정부가) 현실을 전혀 모르는 채 정책을 짰고 개선된 점이 전혀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들은 경찰이 화환을 철거하자 정부서울청사 앞으로 자리를 옮겨 낮 12시 현재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연합회는 앞으로도 예식장 관련 방역 지침이 바뀔 때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항의 시위를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