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간 아프간 대통령 “비극적 결말 유감…불가피했다”

입력 2021-09-09 00:29 수정 2021-09-09 09:42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AP=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을 피해 국외로 도피한 아슈라프 가니(72) 아프간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공식 유감을 표명하며 국민에게 사죄했다.

가니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안정과 번영을 확보하지 못한 채 전임자들과 비슷한 비극적 결말을 맞이해 후회스럽다”면서 “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아프간 국민께 사죄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지난 40년간 아프간을 위해 희생한 국민, 특히 군인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가니 대통령은 카불이 탈레반 수중에 떨어진 지난달 15일 현금다발을 가지고 아프간을 탈출한 뒤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도 “카불을 떠난 것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으며, 아프간에 총성이 울리지 않게 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탈출 당시 돈을 챙겼다는 의혹에 대해 “아내와 나는 돈 문제에 있어서 양심적으로 살아왔다. 유엔 등 독립적인 기관의 수사도 받을 수 있다”고 부인했다.

이날 성명에선 향후 귀국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문화인류학자 출신인 가니는 세계은행에서 근무한 뒤 아프간 재무부 장관을 거쳐 2014년 대통령이 됐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