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국회를 찾아 ‘고발 사주’ 의혹에 입장을 표명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무슨 일이 생기면 국민 앞에 소상하고 친절하게 설명하려는 자세가 중요한데, 저렇게 후보 시절부터 윽박지르니 과연 권력의 자리에 갔을 때 어떨지 걱정이 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출처와 작성자가 없는 소위 괴문서”라고 일축했다. 윤 전 총장은 총장 재직 시절 측근 검사를 통해 야당에 여권 인사를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어 “선거 때마다 이런 식으로 조작과 선동을 가지고 선거를 치르려고 해서 되겠나 하는 한심스러운 생각이 들어서 이 자리에 섰다”며 “(신빙성이 없는) 괴문서를 가지고. 국민들 혼동 빠뜨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다소 격양된 목소리로 “선거에 나오는 사람은 무한검증을 받아야 하지만, 의혹을 제기하고 검증을 요구하려면 정상적인 자료로 정상적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민 모독이고, 국민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이 20년 전에 김대업 사건 등 그렇게 허무맹랑한 일에 판단을 잘못하실 분들이 아니다”라며 “제가 그렇게 무섭나. 저 하나 공작으로 제거하면 정권 창출이 그냥 되나. 당당하게 하라”고 일갈했다.
윤 전 총장은 “국회로 불러 달라. 당당하게 제 입장을 이야기하겠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은 사실이 아니면 책임질 각오를 하고 해달라”고 경고했다.
송 대표는 이날 윤 전 총장의 기자회견에 대해 “사실관계에 대해 설명하면 되는 거지, 국민 상대로 이렇게 윽박지르는 태도는 대통령 후보로 나오시는 분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중재법을 그렇게 반대하던 사람들이 정반대의 행동을 하고 있다”며 “언론 앞에 성실하게 설명하는 자세가 아니고 윽박지르고 증거 내놔라, 제보자가 누구냐, 법적 조치 하겠다 등 자신들이 언중법을 비판하던 때와 반대의 모습 아닌가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이 국회 출석에 응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선 “나오시면 된다. 법사위에 나오셔서 얘기하면 된다”며 “현안질의가 아니라 일단 수사가 되면 참고인 조사를 할 것이다. 참고인 조사에 성실히 응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