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사람과 잠자리해야…” 미대 교수 성희롱 폭로

입력 2021-09-08 17:06 수정 2021-09-08 17:07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을 위한 공동행동 관계자들이 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A교수 피해사례 폭로 및 파면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익대학교 미술 대학의 한 교수가 위력을 이용해 학생들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홍익대학교 미술 대학 학생회, 예술대학생네트워크 등 20개 단체는 8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정문 앞에서 ‘홍익대 미대 인권유린 A교수 파면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개된 증언에 따르면 A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과 같은 영향력이 있는 사람과 잠자리를 가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 ‘너랑 나랑 언젠가는 섹스를 하게 될 거 같지 않냐 차라리 날짜를 잡자’ ‘너는 (미술) 작업 안했으면 N번방으로 돈 많이 벌었을 거 같다’ 등의 성희롱 발언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A 교수는 그러면서 성관계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희롱 뿐 아니라 갑질 만행도 이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A 교수가 개인적인 외주 작업을 시킨 후 합당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전시 제작비를 학생들에게 전가하는 등의 갑질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서 “사람 한 명 잘되게 하는 건 어려운데, 앞길 막는 건 정말 쉽다” “협박하는 거 맞다. 집단에 충성하지 않고 분란 만들면 앞으로 아트 신에 발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 등의 발언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행동 측이 파악한 피해 학생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10명 가량으로 나타났다.

양희도 홍대 미대 학생회장은 “미술대학 학생회와 함께 11개 학생회 모두가 피해 학우들과 함께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면서 “A교수의 권력 남용과 권력형 성폭력 문제는 우리 미술대학과 홍익대 전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했지만, 사건 대부분은 조용히 지나갔다. 학우 여러분께 부탁한다. 피해자 학우 분들의 싸움에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공동행동에 참여한 김민석 정의당 전국위원은 “이날부터 한 달 간 공론화 절차를 진행해 피해 사례를 접수 받아 다음 달 A교수를 형사 고발할 계획”고 밝혔다.

박채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