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일주일 만에 다시 2000명대로 올라섰다. 아직 추석 연휴 전인데 전국적으로 이동량은 증가했고, 수도권은 유행 확산이 억제되지 않는 상황이다. 남은 4주간 연휴의 영향으로 유행이 더 커지면 일상 회복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050명 늘었다고 밝혔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유행의 파고가 다시 높아지고 확진자 수가 계속 증가하면 의료진은 점점 지쳐가고 병상 여력은 부족할 것”이라며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나아가려는 우리 공동체의 여정이 더욱 지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도권·비수도권은 모두 이동량이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전국 이동량은 직전 주에 비해 3.0% 증가했다. 수도권은 직전 주보다 2.5%, 비수도권은 3.6% 늘었다. 이동량 자체는 비수도권이 더 큰 폭으로 늘었지만 수도권은 확진자도 덩달아 늘었고, 비수도권은 확진자 발생이 감소했다.
박향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고속도로 통행량, 신용카드 사용액 등 이동량 보조지표도 일제히 증가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동량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굉장히 위험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유행 증가세는 요일별로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면 더 뚜렷이 나타났다. 이번 주 월요일(6일) 집계된 수도권 확진자는 940명으로 최근 5주간 월요일 확진자 수를 비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치였다. 화요일(7일) 1038명, 수요일인 이날 1476명으로 이 역시 5주간 집계된 같은 요일 확진자로는 최다치였다.
코로나19와 더불어 살면서 일상을 찾아가는 ‘위드 코로나’와 관련해 정부는 11월을 기점으로 조금씩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시사했다. 하지만 방역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져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장기적으로는 사망자 관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 지에 대해 국민적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위드 코로나를 언급할 때 코로나19를 주로 독감과 비교한다. 독감은 연간 2000~400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다. 코로나19로는 약 1년 7개월간 2334명이 사망했다.
손영래 반장은 “국민의 62%는 연간 1000명 이하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게 일상 회복의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보고 있다”며 “이런 (전문가와 국민 간) 인식의 간극을 고려하면서 심층적인 내용과 방향성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